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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툰베리 “살해당할 가능성” 언급 며칠 뒤…가자 구호선단에 드론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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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8일(현지시각) 튀니지 시디부사이드항구 인근 해안에 글로벌수무드함대 소속 배들이 정박해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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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참여한 가자지구 구호선단이 정체불명의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툰베리 등을 “테러리스트”로 지목한 이스라엘의 공격이란 의혹이 나왔다.



    글로벌수무드함대(GSF)는 9일(현지시각) 성명에서 “운영위원회 위원이 탑승한 주요 선박 ‘패밀리호’가 튀니지 영해에서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탑승객과 승무원 6명은 모두 안전하며, 화재로 주갑판과 하부 저장공간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우리의 임무를 위축시키고 방해하려는 모든 공격적 행위는 우리를 막을 수 없다”며 “가자지구의 봉쇄를 타개하고 주민들과 연대하기 위한 평화적 임무는 굳은 의지와 결의 속에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툰베리는 선단의 운영위원이나, 공격 당시에 선박에 탑승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튀니지 국가방위대 대변인 후셈 에딘 제바블리는 “조사가 진행 중이나, 드론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초동 조사 결과 시디부사이드항에 정박한 선박의 구명조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가방위대는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드론 공격설을 두고 “완전히 근거 없는 주장”이며 “화재는 담배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9일 새벽 12시30분께(현지시각) 튀니지 시디부사이드항구에 정박해 있던 글로벌수무드함대 소속 패밀리호가 공격받는 모습. 글로벌수무드함대 제공


    하지만 글로벌수무드함대가 공개한 영상에선 패밀리호가 하늘에서 떨어진 빛나는 물체의 공격을 받는 순간이 찍혔다. 패밀리호에 탑승해 있던 미구엘 두아르테는 ‘중동의눈’(MME)과 현장 인터뷰에서 “내 머리 약 4m 상공에서 드론을 분명히 봤다”며 “분명히 폭탄인 것을 떨어뜨렸다. 엄청난 폭발이 있었다. 우리가 죽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튀니지에 있던 유엔 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는 “세부 사항은 확인되어야 하나, 가자지구로 가는 함대가 공격받아온 역사가 있다”며 “이스라엘이 함대를 위협하는 성명을 발표해왔다. 이것이 드론 공격이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튀니지의 주권에 대한 공격이자 침략”이라고 밝혔다. 사건 직후 새벽 1시께 튀니스의 시디부사이드항구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함대에 대한 공격을 비판하는 시위를 열었다.



    한겨레

    9일(현지시각) 새벽 튀니지 시디부사이드항구 인근 해역에 정박해 있던 글로벌수무드함대 소속 선박이 무인기의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함대 참여자들과 주민들이 모여서 공격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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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툰베리와 활동가들은 항해 중 이스라엘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밝혀왔다. 툰베리는 7일 영국 가디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살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스라엘은 자신을 국제법의 예외라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함께 항해 중인 독일 활동가 야세민 아차르는 “많은 사람이 이 임무가 자살 행위며 짐승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이다”라며 “우리는 단지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려는 것인데 왜 생명을 잃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툰베리와 44개국에서 온 참여자를 태운 20여척의 ‘글로벌수무드함대’ 소속 선단은 지난 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출발해 7일 튀니지에 도착했다. 튀니지에서 넬슨 만델라의 손자 만들라 만델라, 배우 아델 에넬 등 130명과 선박 70척이 함대에 합세해 오는 10일 가자지구로 다시 출발할 예정이었다. 수무드는 아랍어로 ‘인내’, ‘저항’을 의미하는데, 이스라엘의 점령에 인내하며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운동을 뜻하기도 한다.



    이스라엘은 선단이 이스라엘 영해에 진입할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대응을 주도하는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지난 1일 함대를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테러리스트’들을 감금하는 케치오트와 데이먼 교도소에 어떤 특권도 주어지지 않은 상태로 참가자들을 장기간 구금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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