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2 (금)

    이슈 로봇이 온다

    가맹 공급가격 내리고 조리로봇 렌탈로 공급 치킨계 바른역사 쓰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바른치킨의 소비자 판매가·가맹점 공급가 인하가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가맹점의 수익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인데, 치킨값 3만원 시대에도 상생의 가치를 표방하며 가격을 내린 역발상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바른치킨은 앞으로 점주의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근 식품업계에 따르면 바른치킨은 지난 7월부터 '핫현미바삭'과 '고구마치즈볼'의 소비자가를 각각 1000원, 500원 인하했다. 고구마치즈볼의 경우 가맹점 공급가도 10.4% 낮췄다. 포장 상자와 종이 쇼핑백 단가도 최대 13.2% 절감해 매장 운영 부담을 줄였다.

    이는 지난 4월 30개 품목의 공급가를 평균 8.1% 내린 데 이어 추가로 시행한 조치였다. 업계 전반이 가격을 인상하는 가운데 나온 반대 행보였다.

    그동안 치킨업계는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원자재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교촌, bhc 등 대형 프랜차이즈가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일부 브랜드는 원산지를 국내산에서 수입산 닭으로 바꾸며 소비자 반발을 불러왔다.

    가맹점주들과 본사 간 공급가 인상을 둘러싼 갈등도 잦았다. 치킨 가격이 3만원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점주들은 수익성 악화를 호소했고, 소비자 불만은 커졌다.

    이런 배경에서 바른치킨의 공급가 인하는 특별했다. 공급가 인하와 부자재 원가 절감은 단순히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가맹점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이라고 해석된다. 이는 곧바로 점주의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점주 한 명 한 명의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본사의 전략은 상생을 내세운 행보로 풀이된다.

    상생 전략은 푸드테크 투자에서도 확인된다. 바른치킨은 2022년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한 치킨 조리 로봇 '바른봇'을 도입해 현재 전국 25개 매장에서 가동 중이다.

    바른봇 운영 매장은 전체 매장(150개)의 약 16.6%에 달한다. 전체 가맹점 수 대비 도입률은 치킨 프랜차이즈 중 가장 높다. 바른봇은 튀김, 탈유, 셰이킹 공정을 표준화해 조리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고, 노동 강도가 높은 주방 업무를 크게 줄였다. 화상 위험이나 유증기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도 낮췄다.

    매일경제

    '현미바삭'. 바른치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로봇 도입은 점주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점주는 "로봇 없는 매장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본사는 로봇을 직접 판매하지 않고 렌탈 방식으로 공급해 점주의 초기 부담을 줄였다. 로봇 가격이 대당 5000만원을 넘는 상황에서 월 150만원 내외 렌탈 비용은 인력 고용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점주는 인건비를 줄이고 고객 응대에 집중할 수 있고, 본사는 렌탈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확보하고 있다.

    이근갑 바른치킨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푸드테크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문제"라며 "2030년까지 전체 매장의 70%에 로봇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바른치킨은 오는 10월 서울 여의도에 주문, 조리, 서빙까지 전 과정을 로봇으로 운영하는 시범 매장을 열 계획이다. 조리 효율과 서비스 표준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모델로, 향후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점주 수익성 강화를 위한 다른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바른치킨은 배달 앱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당근마켓의 '포장주문' 서비스에 프랜차이즈 최초로 입점했다. 중개 수수료 0%를 적용받아 가맹점 비용 부담을 줄였고, 포장 할인과 지역 기반 프로모션을 통해 매출 증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고객은 할인과 포인트 적립 혜택을 얻고, 점주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한다.

    국내산 원재료 활용도 강화하고 있다. 바른치킨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관하는 전략작물 제품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내산 가루쌀을 활용한 새로운 치킨 파우더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 새 치킨 파우더는 기존 현미 가루에 가루쌀을 배합해 영양성과 소화력을 높이는 제품이다.

    업계에선 바른치킨의 행보를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독특한 모델로 보고 있다. 단기적인 가격 인상 대신 장기적인 신뢰 확보를 택했다는 점에서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상생형 공급 구조와 푸드테크 투자가 결합하면 점주 수익성과 소비자 만족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며 "바른치킨은 업계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효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