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등 내수 회복세가 원동력
주요 IB 8곳, 성장률 전망 평균도 1%
"관세 협상 타결해 수출 감소 억제해야"
14일 부산 강서구 부산항신항 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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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 1.0%,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이 16일 내린 진단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적극적 내수부양으로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1.0%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그러나 미국과 엇박자 중인 관세협상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은 최근 올해 우리나라 GDP 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앞서 4월 전망(0.7%)보다 0.3%포인트 끌어올린 수치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각각 0.9%를 제시, 올해 1.0% 달성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현경연이 보수적 전망에 균열을 낸 셈이다. KDI의 최근 전망은 이보다 더 낮은 0.8%에 그치는 상황이다.
그래픽 = 김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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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연은 우선 올해 두 차례 이뤄진 추가경정예산 효과로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고 봤다. 6월 0.7%에 그쳤던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이 7월에는 2.5%까지 치솟은 점에 주목했다. 7월 지급된 1차 소비쿠폰 등의 영향으로 소비 촉진 효과가 적잖다는 판단이다. 주원 현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보고서에서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과 경제 심리 회복으로 경기 전환의 모멘텀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글로벌 교역 시스템에 우리 기업이 적응하면서 수출 경기가 생각보다 양호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경연은 내년 성장률을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1.9%로 전망했다.
주요 해외 투자은행(IB) 전망도 기존보다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IB 8곳의 전망치 평균은 6월 0.9%에서 8월 1.0%로 상승했다. 우리 경제를 가장 비관적으로 봤던 JP모건은 4월 0.5%에서 7월 0.7%로 올렸고, 골드만삭스는 5월 1.1%에서 8월 1.2%로 상향 조정했다.
KDI도 오는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실장은 과도한 낙관은 경계했다. 건설 지표는 여전히 안 좋고, 미국과의 관세협상 불확실성도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 실장은 "성장률 1% 달성을 위해 정부가 올해 4분기에 재정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건 그 자체로 무리가 있고, 그렇게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며 "내년 성장률은 1% 중반 이상이 예상되는 만큼 자연스럽게 회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소비쿠폰과 민생대책은 일회성 응급조치로 단기효과가 있지만 지속 불가능하다"며 "올해 성장률 1%를 달성하기 위해선 조속히 금리를 낮추고 불확실성이 큰 미국과 관세협상을 조속히 타결해 수출 감소를 억제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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