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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4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유엔 위원회 "이스라엘,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 이스라엘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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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조사위원회 "이, 4가지 집단학살"
    지금까지 중 가장 권위 있는 조사 결과
    이스라엘 "하마스 허위정보로 조작"


    한국일보

    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에서 이달 3일 한 여성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딸의 시신을 껴안고 오열하고 있다. 가자시티=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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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인권이사회(HRC)가 꾸린 조사 위원회가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의 행위를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정의했다. 유엔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유엔 관련 기관에서 나온 것 중 가장 권위 있는 조사 결과다. 이스라엘은 이를 "추악한 가짜"라며 비난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유엔 독립 국제 조사 위원회는 15일(현지시간) 발표한 72쪽짜리 분량 보고서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공격을 가한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4가지 집단학살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집단학살을 선동했다"고 평가했다.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이후 채택된 1948년 유엔 대량학살 협약은 집단학살을 '국가, 민족, 인종 또는 종교 집단의 전체 또는 일부를 파괴하려는 의도로 저지른 범죄'로 정의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①팔레스타인인을 살해하고 ②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히고 ③전체 또는 일부의 물리적 파괴가 예상되는 생활 조건을 고의로 강요하고 ④집단 내 출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부과했다고 판단했다.

    한국일보

    이스라엘군의 나세르 병원 공습으로 사망한 로이터통신 사진기자 호삼 엘마스리의 장례식이 열린 지난달 25일 칸 유니스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엘마스리의 시신을 운반하고 있다. 나세르 병원 공습으로 사망한 20명 중 최소 5명이 언론인으로 알려졌다. 칸유니스=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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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서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언론인, 의료인, 인도주의 활동가들이 "직접적인 표적이 되어" 살해된 여러 사례를 제시했으며, 이스라엘 보안군이 "대피 경로와 안전 구역에 어린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살해한 사례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보고서는 "폭격 희생자들은 팔레스타인인이라는 정체성 때문에 집단적으로 표적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식량 등 물품 공급을 차단한 것도 집단학살 판단의 근거가 됐다. "물과 식량, 전기, 연료 및 기타 필수품의 공급을 차단하는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물품의 공급을 무기화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집단을 파괴하려는 구체적인 의도를 가지고" 어린이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으며, 성적 폭력을 가하고 있다는 비난도 보고서에 담겼다.

    이스라엘은 보고서를 비난하며 제기된 범죄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왜곡되고 거짓인 보고서를 단호히 거부하며, 조사위원회의 즉각적인 폐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이 보고서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허위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보고서"이며, 조사위원들은 "유대인에 대한 끔찍한 발언으로 비난받아 온 하마스의 대리인"이라고 비난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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