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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중국 시진핑 방한은 확인, 비핵화는 침묵…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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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국빈관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특파원 공동취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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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과 이재명 정부 들어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두 장관은 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시진핑 주석의 방한과 한중 관계 등을 논의했다.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도 논의했지만, 중국 쪽 발표문에는 ‘비핵화’나 북한 관련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이날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조어대) 국빈관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과 만찬에서 조 장관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양국관계 발전에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경주 아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관계 발전이 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왕 부장은 조 장관의 방중을 환영한다고 하면서 금년과 내년 한중 양국이 연이어 아펙을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중국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 방한 전에 왕 부장이 10월 중에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회담 뒤 베이징 특파원 간담회에서 “시 주석이 아펙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할 것이 확실시 된다”며 “이에 따라 왕 부장도 그 전에 방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과 북핵 문제 등도 주요 의제였다. 조 장관은 “우리 정부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한 실질적 진전을 추구하고 있다”고 하며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 쪽의 노력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하며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 발표문을 보면, ‘비핵화’ 표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비롯해 북한과 관련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북-중 정상회담 발표문에 ‘비핵화’와 관련된 언급이 없어,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중국이 입장을 바꾸지 않은 것이다. 조 장관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변함이 없다는 정도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최근 조난당한 중국인을 구조하다가 순직한 한국 해경 이재석 경사의 희생에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아울러 지난 6월 중국 유명 관광지 장자제(장가계)에서 한 운전기사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10여 명의 한국 승객을 지켜냈던 사건을 언급하며 “이와 같이 감동적인 한중 인연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널리 알림으로써 양국 국민 간 우호 정서를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한미동맹을 공고하게 발전시켜 나가되 국익과 실용에 기초하여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도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우리 정부 입장이라고 설명하고, 한중 양 국민간 상호 이해 제고 및 우호정서 증진 등 한중관계 발전의 민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 추진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왕 부장은 중국이 “대한국 우호정책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지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중국 쪽 발표문을 보면 왕 부장은 중국과 한국은 서로 뗄 수 없는 이웃이라며 중국은 대한국 정책에 있어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할 것이며 “민감한 사안은 적절히 처리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왕 부장은 중국과 한국이 모두 무역 세계화의 수혜자임을 지적하면서, 일방주의와 패권적 괴롭힘이 횡행하는 오늘날의 국제 정세에서 양국이 무역 보호주의에 반대하고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 등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조 장관은 한중간 경제협력 구조가 수직적 분업 구조에서 수평적 협력 관계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 모델도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하고, 한중간 호혜적 협력관계가 양국 국민의 민생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각급에서 소통·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두 장관은 이날 한중일 협력 기제를 활용하여 역내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 아울러 조 장관은 서해 문제를 포함한 상호 관심사를 존중해야 한다며 중국이 서해에 설치한 구조물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 외교부는 조 장관이 한국은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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