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국빈관에서 조현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만나 악수를 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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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확실한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 17일 왕이 외교부장(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임)과 3시간에 걸쳐 회담과 만찬을 한 뒤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만약 아펙 정상회의에 시 주식이 참석하게 되면 양자 방문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2014년 이후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만큼 국빈 방문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왕 부장이 아펙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10월에 방한해 최종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국 외교장관은 아펙 정상회의를 앞둔 만큼 한반도 비핵화, 동맹 현대화 등 양국이 예민한 문제에 대해선 깊이 다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 관련한 질의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언급이 없었지만,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변함이 없다’는 정도로 얘기 나눴다”고 말했다. 이달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 주석의 북-중 정상회담 발표문에 비핵화 관련한 언급이 빠져 중국이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한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는데, 한-중 외교장관 회담 뒤 중국 외교부 발표문에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빠져 있었다.
조 장관은 또 왕 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이달 초 방중의 구체적 내용은 공유하지 않았다고 했다. 조 장관은 “중국은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 등에 대해 북한 쪽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거 같고, 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저도 들었다”면서도 세부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 이번 회담에선 예상과 달리 중국은 한-미 간 논의 중인 ‘동맹 현대화’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이 중국 견제의 목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주한미군 역할 확장 등을 논의하는 데 대해 중국 쪽이 강한 불만을 제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그러지 않았던 것이다. 조 장관은 “그 문제는 (논의가) 전혀 없었다”며 “이재명 정부는 실용외교 정책에 따라 대만 문제에 관해 현상 유지를 지지하고, 더 나아가 동북아에서 평화 유지를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중국의 서해상 구조물 무단 설치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갔다. 조 장관은 “제가 문제제기를 했고, 중국 쪽은 이 문제에 관해 한-중 간 실무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으니 그 협의에 따라 문제를 관리해 나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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