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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5 (목)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6만5천명 숨진 가자에 “부동산 대박” 운운한 이스라엘 재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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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17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도시 재생 관련 콘퍼런스에 참여한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이 가자전쟁 이후 가자지구 부동산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엔비시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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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부동산 대박(bonanza)으로 만들 사업 계획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책상 위에 있다. 우린 전쟁에 돈을 많이 썼다. 그래서 미국인들과 협상을 시작했고 판매할 땅을 어떤 비율로 나눌지 결정해야 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극우 내각에서도 손꼽히는 극우파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이 17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도시 재생 관련 콘퍼런스에 참여해 “도시 재생의 첫 번째 단계인 파괴를 했고, 이제 건물을 지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가 보도했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 목숨을 잃은 주민은 6만5000명이 넘는다. 그런데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이 참혹한 전쟁에 이스라엘이 많은 돈을 쏟아부었으니, 미국과 함께 가자지구에서 부동산 사업을 벌여 수익을 나누겠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돈을 줘 이주시키고 최소 10년 동안 신탁 통치를 하며 관광 리조트와 하이테크 단지로 만들겠다는 ‘위대한 신탁’을 구상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쫓아내야 하고 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가능성이 커, 사실상 “인종 청소” 계획이란 비판이 나온다. 아딜 하크 미국 럿거스대 법학 교수는 미국 엔비시뉴스에 “자발적 이주라 하지만, 주민들을 내쫓고 가자지구를 영구적으로 통치하려는 국제법상 불법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15일부터 시작한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 점령을 위해 지상군까지 투입한 공격도 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6일 밤사이 가자시티의 란티시 어린이 병원을 세 차례 연속 공습했다. 80명의 소아 환자 중 40명이 대피하고, 중환자실에 있는 어린이 4명과 미숙아 등 나머지 절반은 병원에 남았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혔다. 해미쉬 팔코너 영국 중동·북아프리카 장관은 엑스에서 “경악했다”며 “인큐베이터의 아기들과 투석을 받는 아이들은 폭격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고 규탄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에서 지난 하루 동안 터널과 건물 등 모두 140개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이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공포 속에서 살며,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생존하고, 자신들의 땅에서 또다시 강제로 쫓겨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깊은 연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휴전과 인질 석방, 외교적 해결책, 국제 인도주의 법에 대한 전적인 존중을 다시 한 번 호소한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옥스팜 인터내셔널, 세이브더칠드런 등 20개 주요 구호 단체 지도자들은 공동 성명을 내 “전례 없는 인도적 재앙을 목격하고 있다”며 “각국은 개입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정치적, 경제적, 법적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단호한 행동이 필요하다”며 가자지구에 대한 긴급 개입을 촉구했다.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이날 자신의 누리집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을 자행하고 있다”는 성명을 올렸다. 미국 상원의원 중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하고 있다고 명시적으로 비판한 이는 샌더스 의원이 처음이다.



    한편,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에서 살아남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부가 방송에 출연했다. 하마스 정치국 위원인 가지 하마드는 이날 알자지라 방송과 인터뷰에 나와 “우리는 미국의 휴전 협상안을 논의하고 있었는데, 회의가 시작한 지 1시간도 안 돼 폭발음이 들렸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이라는 걸 알았고, 재빨리 그곳을 떠나 다행히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그의 생존으로 지난 9일 하마스 간부를 표적으로 했던 이스라엘의 공습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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