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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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최근 1400원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데도 통상적 흐름과 달리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다. 영국 재정적자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미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압박하는 등 한·미 관세협상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은 22일 서울 외횐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4.9원 오른 1398.5원으로 출발해 1400원대를 위협했다. 다만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환율은 1392.6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외국인의 한국 주식 대거 순매수 흐름을 생각하면 하락세를 보여야 하지만 최근 흐름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 예상대로 연준이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되레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1390원대를 기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흐름은 일단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하락했던 부분이 ‘되돌아가는’ 국면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긴 했지만 연준의 태도는 매파적으로 여겨지면서 달러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인하는 노동시장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성 금리 인하’라고 설명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되돌림 장세가 이어지며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재정적자 우려를 반영한 파운드화 약세도 달러 강세 요인이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8월 영국의 재정적자는 838억파운드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의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96포인트대에서 97포인트대로 올라섰다.
3500억달러 대미 투자를 둘러싼 한·미 협상 장기화도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주요 아시아 통화 환율을 보더라도 원화 약세 압력이 두드러진 상황”이라며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압박이 지속적으로 환율에 반영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민혁 연구원도 “한·미 관세 후속협상 과정에서의 불확실성도 환율 반등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도 환율은 주요 경제지표 부재 등으로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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