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공항을 마비시킨 드론(무인기)이 '숙련된 조종사'에 의해 조종된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해당 조종사가 누구인지 등 정확한 배후는 특정되지 않았다.

[코펜하겐=AP/뉴시스] 22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코펜하겐 공항 인근에서 미확인 대형 드론 2~3대가 출몰해 한때 공항 운항이 중단됐다.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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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옌스 예스페르센 덴마크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펜하겐 공항 상공에서 포착된 드론의 비행 능력에 대해 "'숙련된 조종사'라고 부를 만한 수준"이었다며 "(드론을 조정할) 능력과 의지, 도구를 가진 자가 특정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예스페르센 청장은 "목격된 드론은 여러 방향에서 (공항으로) 접근해 조명을 켜고 끄는 행동을 반복하다 몇 시간 뒤에 사라졌다"며 "오슬로(노르웨이) 공항 드론 출몰과의 연관성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코펜하겐 공항은 전날 밤 8시30분경 정체불명의 드론 2~3대가 목격되면서 약 4시간 동안 폐쇄됐었다. 23일 새벽 공항 운영은 재개됐지만, 항공편의 이착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수만 명의 승객의 발이 묶였다.

공항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일시 폐쇄로 코펜하겐 공항으로 오던 31편의 항공편이 인근의 다른 공항으로 우회 착륙했고, 약 100편의 항공편의 출발이 지연되거나 취소돼 약 2만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덴마크의 북쪽 인접국인 노르웨이의 오슬로 공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노르웨이 경찰에 따르면 오슬로 공항은 23일 0시경 2차례의 드론 목격 후 3시간 동안 공항 운항을 중단하고, 공항 영공도 폐쇄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유럽의 주요 교통이 드론, 사이버 공격 등에 취약하다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 19일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 독일 베를린 공항, 벨기에 브뤼셀 공항의 체크인 및 탑승 시스템이 사이버공격으로 마비됐고, 이 여파는 22일까지 이어져 유럽 전역의 항공편 운항이 심각한 혼란에 빠졌었다.

최근 러시아 드론(무인기)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 영공 침범이 연이어 발생한 만큼 러시아의 이번 사건 관련 가능성도 관심사다. 다만 CNN은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드론 활동이 러시아와 연루됐다는 증거는 현재로서는 없다"고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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