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120만… "日 반성 좀" "위안부 검색해"
틱톡커 '제이(Jay@merajorphosis)'가 15일 올린 틱톡 게시물. 틱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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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전 세계적인 인기 열풍 속에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이 돌연 해외 누리꾼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케데헌에 등장하는 호랑이 캐릭터 '더피'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나비효과'다.
해외 틱톡커 '제이'는 지난 15일 자신의 틱톡 채널에 "케데헌을 보고 호랑이의 역사를 찾아보다가 지난 세기(20세기)에 일본이 한국의 모든 호랑이를 멸종시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우울해하는 본인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케데헌' 인기를 반영하듯, 즉각 온라인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23일 현재 조회수는 120만 회 이상이며, '좋아요'도 18만 개를 웃돌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캐릭터 더피(호랑이)와 서씨(까치). 넷플릭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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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속 더피는 조선시대 민화 '호작도'에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다. 이 애니메이션의 다른 캐릭터인 '서씨'(까치)와 함께 다니며 주인공 '루미'와 '진우', 이승과 저승을 연결시켜 주는 착한 요괴다. 틱톡커 '제이'는 바로 이 더피 캐릭터의 매력에 빠졌고, 호랑이에 대해 알아보던 중 한국 호랑이의 멸종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은 한국 호랑이를 '해수(害獸·해를 끼치는 동물)'로 규정하고 1917년부터 조직적으로 사냥했다. '정호군'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민간 호랑이 사냥대도 동원됐다. 겉으로는 민가의 '호환(호랑이로 인한 재해) 예방'이라는 명목이었으나, '조선의 민족정기 말살' '제국주의 일본의 사기 진작' 등을 위해 한국 호랑이 사냥에 나섰다는 해석도 많다.
탁톡커 '제이(Jay@merajorphosis)'가 15일 올린 틱톡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 틱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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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누리꾼들의 관심은 '한국 호랑이 멸종'에 그치지 않고, '일본제국주의'로 옮겨붙었다. 해당 영상에는 일제의 만행과 역사 왜곡을 비판하는 댓글 2,000여 개가 달렸다. "일본은 한국의 민족 정체성을 억압하기 위해 국화인 무궁화도 없애려 했다. 하지만 실패해 이제는 회복의 상징이 됐다"는 댓글에는 약 2만6,000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호랑이 멸종은 일본이 저지른 일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 "일본이 전쟁범죄를 역사책에 포함시키지 않아, 현재 일본인들은 자국의 잔혹 행위를 모른다" 등과 같은 반응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은 "'위안부'라고 한번 검색해 보라" "당시 위안부의 나이는 14세 정도였는데 그들에게 한 짓은 더 끔찍했다" 등의 댓글도 남겼다.
한국의 K팝과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케데헌은 넷플릭스 누적 시청자 수 역대 1위에 오르며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도 빌보드 차트 1위를 찍었다. 일본의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이 공동 제작에 참여했다는 건 공교로운 대목이다.
1874년 조선시대 화가 신재현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호작도'. 리움미술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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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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