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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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빚내서 빚갚기’에 허덕이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자영업자 대출 연체의 장기화가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25일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취약 차주’ 수는 일반 가계 138만3천명, 자영업자 43만7천명으로 각각 추정됐다. 이들은 각각 가계대출 99조9천억원, 자영업자 대출 130조2천억원의 금융권 대출을 보유 중이다. 취약 차주는 금융기관 3곳 이상 대출자 중 저소득(하위 30%)이거나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이들이다. 보고서는 “일반 가계의 취약 차주 비중은 2021년 이후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자영업자의 경우 2022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 분석을 보면, 일반 가계 취약 차주 수 비중은 4년 전(2021년 1분기 기준) 6.3%에서 올해 2분기 7.0%로, 자영업자는 11.0%에서 14.2%로 각각 늘었다. 대출액 기준으로 보면, 일반 가계의 취약 차주 비중(5.3%→5.2%)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자영업자(9.2%→12.2%)는 큰 폭 증가했다.
자영업 취약 차주 중 한 달 이상 빚을 갚지 못한 이들은 4년 전 11.3%에서 25.6%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일반 가계 취약 차주의 연체자 수(14.6%→20.1%)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연체율 또한 가파른 상승세다. 자영업 취약 차주 연체율은 4.76%에서 11.34%로 급증했다. 4년 새 3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같은 기간 일반 가계 취약 차주 연체율 증가폭(6.20%→10.48%)을 크게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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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최근 가계 및 자영업자 취약 차주가 계속 늘고, 신규 연체 진입률과 연체 지속률이 모두 상승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계와 자영업자 취약 차주들 중 신규로 연체에 진입(1개월 이상 연체)하거나 연체 상태가 2분기 연속 지속된 이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한은 분석을 보면, 가계와 자영업자 취약 차주의 연체 진입률은 2021년 1분기 각각 2.5%, 2.3%에서 지난 2분기 3.90%, 4.42%로 큰 폭 높아졌다. 연체 지속률의 경우, 일반 가계 취약 차주는 3년 전과 비슷한 수준(77.6%→76.4%)을 유지했지만, 자영업자(71.0%→79.4%)는 큰 폭 늘었다. 신성환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 등으로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되고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자영업자의 소득 회복을 위한 정책 지원과 취약 차주에 대한 맞춤형 채무조정과 이자부담 완화 등을 통해 이들의 채무상환 능력을 높여야 한다”며 “최근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새출발기금 확대 등이 채무 부담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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