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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러시아 자금줄 차단 나선 EU, 중국에 강력한 협력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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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U 집행위 "러시아 자금 차단 당위성 설명"
    中 리창 총리 "EU와 합의점 도출 원칙 확인"


    한국일보

    유럽 의회서 연설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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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이 중국을 향해 러시아에 대한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전방위로 제재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군사적으로 전용 가능한 제품을 러시아에 수출하고, 러시아산 석유를 구입해 자금을 제공하는 등 대러 제재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중·EU 정상회담' 직후 낸 성명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에게)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끊겠다는 유럽의 확고한 의지를 설명했다"며 "중국 정부에 러시아를 향한 압박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EU는 중국이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돕는다고 비판해왔다. EU가 현재 논의 중인 제19차 대러 제재안에도 러시아산 석유 제재를 위반한 중국 업체가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리 총리에게 "중국이 보유한 영향력을 활용해 러시아가 살상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이는 전 세계에 강력한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정부는 재정 적자에 직면하고 있다. 러시아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4.3%였지만, S&P 글로벌이 분석한 결과 올해 성장세는 1%에 머물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러시아는 내년 예산안 제출을 앞두고 재정 적자를 통제하기 위해 부가가치세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과 EU가 러시아 자금줄 차단에 일부 항목이라도 합의한다면 러시아 재정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워질 수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중·EU 정상회담에서 무역 등 다른 현안과 관련해서는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그는 "수출 통제나 시장 접근(제한), 과잉 생산에 대한 유럽의 우려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이 상호 이해의 정신으로 우리와 관여하려는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신뢰를 구축하고 정기적 소통을 유지하기 위해 양자 관계가 계속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이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만나 "중국은 양측의 이견은 잠시 제쳐두고 합의점을 찾는다는 원칙을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다. 리 총리는 "EU가 무역·투자 시장 개방 약속을 지키고 공정 경쟁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준수하고, 경제·무역 문제의 정치화나 안보 개념의 과도한 확장을 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통신 보도에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 차단과 관련된 중국의 입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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