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발표, PAS 50.16% vs 애국블록 24.19%
산두 대통령 “국가의 미래, 국민 손에 달렸다”
28일(현지시간) 몰도바 수도 키시너우의 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총선 투표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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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 속에서 치러진 몰도바 총선에서 친유럽연합(EU) 성향의 집권당이 과반을 확보하며 승리했다. 이번 결과는 몰도바의 EU 가입 추진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몰도바 선거관리위원회 공식 발표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총선 결과(개표율 99.9%)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이끄는 ‘행동과연대당(PAS)’이 50.16%를 득표하며 24.19%에 그친 친러시아 성향 야당 연합 ‘애국블록’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과반을 확보한 단독정부 구성이 가능해졌다.
전직 대통령이자 애국블록을 이끄는 이고르 도돈은 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승리를 주장하며 “밤사이 조작이 발생한다면 총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재선거를 요구하겠다”며 선거 불복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 국토의 약 3분의 1 크기에 인구 240만명인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와 EU 회원국 루마니아 사이에 자리한다. 옛 소련에 속했다가 1991년 독립했지만, 러시아의 간섭 의혹과 이웃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부족 문제 등으로 오랫동안 EU와 러시아 사이에서 정세 불안에 시달려왔다. 특히 동부에는 친러 분리주의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자리하고 있으며, 남부에는 친러 성향이 강한 가가우지아가 있다.
몰도바는 2022년 6월 우크라이나와 함께 EU 후보국 지위를 획득하며 유럽 통합에 한 발 더 다가섰다. 2030년 EU 가입을 목표로 내세운 집권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서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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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과정은 러시아발 허위정보 유포와 금품 살포 의혹, 소요 사태 우려로 얼룩졌다. EU는 이에 강한 우려를 표했으나 러시아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실제로 이탈리아, 루마니아, 스페인, 미국 등 해외 투표소와 몰도바 내 일부 지역에서는 폭발물 협박 사건이 벌어졌고, 경찰은 소요 사태를 준비한 혐의로 3명을 체포했다.
친러 야권 연합인 애국블록은 경제 혼란과 개혁 지연에 대한 국민 불만을 파고들며 표심을 끌어내려 했지만, 오히려 광범위한 허위 정보전으로 유권자들의 분노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BBC에 따르면 트란스니스트리아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 트란스니스트리아 당국은 마이아 행정부가 투표소 수를 줄이는 등 자치지역 주민들의 투표권을 제한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여당이 과반을 확보하며 EU 가입 목표에 탄력을 받게 됐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씽크탱크 와치도그의 안드레이 쿠라라루 연구원은 AFP에 “PAS가 과반을 확보했지만 안정적인 정부 구성이 쉽지 않다”며 “러시아가 이미 큰 자금을 투입한 만큼 시위 선동이나 PAS 의원 매수 등으로 친EU 정부 출범을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 몰도바, 총선 앞두고 러시아 개입 의혹···74명 체포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31622001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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