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3일 젤렌스키 회동에서도 긍정적 반응
7월 통화에선 젤렌스키에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칠 수 있나?” 물어
미국의 평화 중재 회피하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용
이에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진 비공개 회담에서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추가 무기 시스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이어 26일 미 매체 액시오스(Axios)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까지 도달할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할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푸틴을 평화 협상에 응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필요한 것을 알고 있으며, 반드시 사용하지 않아도 보유만으로도 푸틴에게 협상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젤렌스키가 트럼프에게 토마호크(Tomahawk) 크루즈 미사일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는 텔레그래프에 “트럼프 대통령이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 요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의 몬터레이 미사일 순양함이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자료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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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정밀유도 미사일인 토마호크의 통상적인 사거리는 약 1600㎞이며, 예외적으로 최대 2500㎞까지 날아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호크는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으나,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국의 토마호크 제공을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을 격화시키는 행위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거래를 허용할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며, 우리는 유럽 측의 여러 요청을 확실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제공을 거부했었다. 그러나 지난 7월4일 푸틴과 통화한 뒤 이 통화 내용을 “나빴다(bad)”고 평가했고, 같은 달 젤렌스키와의 통화에서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나. 상트페테르부르크도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젤렌스키는 “물론, 무기를 준다면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그러나 트럼프는 7월15일 기자들에게 “장거리 무기를 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1991년 이라크를 상대로 한 미국의 제1차 걸프전쟁(‘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처음 사용됐다. 주로 잠수함과 수상함(水上艦)과 같은 해상 플랫폼에서 발사되고 정확도는 약 30m로 알려졌다. 대당 가격은 180만~200만 달러(24억8000만~27억6000만 원).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장거리 공격 수단은 영국ㆍ프랑스가 공동 생산한 사거리 250㎞의 스톰 섀도우 미사일과 미국의 ATACMS(에이태킴스ㆍ최대 사거리 300㎞), 우크라이나 자체 제작한 드론과 팔리아니츠야(Palianytsia) 드론형 미사일 등으로 제한적이다. 또 드론의 탑재 폭발물은 50㎏이지만, 토마호크는 400~450㎏의 고폭 탄두를 장착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장거리 드론으로 모스크바를 공격하지만, 드론 공격은 실질적인 군사적 피해보다는 심리적 동요와 공항 폐쇄와 같은 혼란을 유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서방 제공 무기들의 러시아 공격 사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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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토마호크를 갖게 되면, 수도 모스크바뿐 아니라, 현재 우크라이나에 무차별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주(主)발사 기지인 무르만스크 주(Oblast)의 올랴냐 공군 기지를 비롯한 주요 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무기와, 서방 측이 제공한 미사일이 닿는 200~300㎞ 사거리 밖으로 자국 공군을 재배치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토마호크를 운용할 해군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 미국처럼 이를 공중 발사하는 B-52와 같은 전략폭격기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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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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