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타깃 범죄 급증… 여행 경보도 '상향'
캄보디아 현지 매체 크메르타임스가 23일 보도한 한국인 납치 사건의 용의자들(왼쪽 위·아래 사진)과 피해자인 50대 한국인 남성(오른쪽). 현지 경찰은 이 사건 용의자로 중국인 4명과 캄보디아인 1명을 검거했다. 크메르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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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캄보디아 현지 범죄 단체에 끌려가 감금되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50대 한국인 남성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납치·고문을 당하는 일이 또다시 벌어졌다. 범행을 저지른 일당은 대부분 중국인이었다. 용의자들의 체포 현장에선 권총, 쇠파이프, 마약 등도 발견됐다.
23일 캄보디아 크메르타임스 등에 따르면 프놈펜에 체류 중이던 한국인 A(51)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 30분쯤(현지시간), 벙깽꽁 지역의 한 카페에 들렀다가 차량으로 돌아가던 중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벙깽꽁은 '프놈펜의 강남'으로 불리는 번화가다.
괴한들은 A씨가 차량에 탑승하려 할 때, 그를 붙잡아 자신들의 차에 태운 후 도망쳤다. 경비원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후 용의자들을 뒤쫓았으나 검거하진 못했다. 그러나 일당 중 한 명이 A씨의 차량 회수를 위해 범행 현장에 다시 나타난 것을 발견하고 그를 체포했다.
그리고 이튿날 오후 5시쯤, 경찰은 프놈펜 다운펜 지역의 한 호텔에서 A씨를 구출하고 다른 용의자 4명도 모두 검거했다. 범행에 가담한 이는 중국인 4명, 캄보디아인 1명(운전자) 등 5명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체포 과정에서 경찰은 △K54 반자동 권총 1정 △탄창 2개 △실탄 9발 △쇠막대기 △무전기 △마약 112정 △여권 2개 등 범행 도구와 불법 물품도 압수했다.
한국인을 노린 캄보디아 내 범죄는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납치·감금 피해를 신고한 한국인은 2022, 2023년 10~20명 수준이었지만, 작년에는 221명으로 치솟았다. 올해 역시 상반기에만 전년과 비슷한 212명에 달한다. 고수익을 미끼로 내건 취업 사기가 납치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이에 최근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 단계도 상향했다. 외교부는 지난 16일 프놈펜시에 2단계(여행 자제), 시하누크빌주와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에는 특별여행주의보를 각각 발령했다. 외교부는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지역을 찾을 예정인 국민들은 방문을 취소·연기하고, 해당 지역에 체류 중인 국민들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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