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부터)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나란히 서 있다. 베이징/교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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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 76주년인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전략적 의사소통과 협조’를 긴밀히 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 공개된 축전에서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전통적인 조중(북·중) 친선을 끊임없이 심화 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중 친선협조 관계를 새 시대의 요구와 두 나라 인민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더욱 강화 발전시키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 국민들이 신중국 수립 후 “나라의 주권과 영토완정을 수호하고 현대화된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들을 이룩했다”며 앞으로도 “중화민족의 부흥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역사적 장정에서 반드시 빛나는 승리를 이룩하리라고 확신한다”고도 말했다.
자신이 참석했던 지난달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대정치축전으로 훌륭하고 성대하게 진행됐다”며 “중화인민공화국의 종합적 국력과 국제적 지위를 뚜렷이 과시한 중요한 계기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국경절은 1949년 10월1일 마오쩌둥이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성루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정권 수립을 선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김 위원장은 매년 이날을 기념해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왔다.
올해 축전은 북·러 밀착으로 북·중 관계가 소강상태였던 지난해 축전이 529자였던 데 비해 736자로 늘었고,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의지를 강조해 최근 회복된 북·중 관계를 반영했다. 지난해 축전에는 ‘전통적인 조중친선’을 지속해 발전시키겠다는 수준의 언급만 담겼지만, 올해에는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친선을 계속 발전시키고 긴밀한 소통을 하겠다는 표현이 새로 들어갔다.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겠다’는 표현도 지난해에는 없었다. 대만 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이 강조하는 ‘영토 완정’(完整·완전하게 갖춤) 수호 노력도 새롭게 언급했다.
현재의 한반도와 국제 정세 속에서 중국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과 북-중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북한과 중국이 전략적으로 긴밀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날 평양 옥류관에서는 북한 외무성 산하 조선대외문화교류협회와 조중친선협회가 주최한 중국 국경절 기념 연회가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북측에서는 조중친선의원단 위원장인 김승찬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 참석했다. 이 역시 지난해에는 열리지 않았던 행사다.
한편 지난달 27일부터 중국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 리창 국무원 총리를 만났던 최선희 외무상이 30일 전용기로 귀국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최 외무상의 전용기 이용 사실은 출발 당시와 마찬가지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에 언급됐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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