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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EU, 러시아 동결 자산 1400억 유로 우크라 대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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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폰데어라이엔 “유럽산 무기 조달로 방위산업 강화”

    친러 국가 거부권 무력화 위한 다수결 전환 검토

    경향신문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오른쪽)과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9월 3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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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동결 자산 1400억유로(약 231조원)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무이자 ‘배상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출금은 우크라이나 지원뿐 아니라 유럽산 무기 조달을 통해 EU 방위산업 강화에도 쓰일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군사적 지원을 위한 보다 구조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며 “대출금 일부를 유럽산 무기 조달에 사용해 방위산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동결 자산의 원금은 그대로 두고 이자만 활용하자는 주장이 우세했으나, 자산 자체를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방향으로 정치적 흐름이 급격히 이동했다. 이번 논의는 10월 1일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EU 비공식 정상회의에서 구체화할 예정이다.

    대출 실행의 핵심은 벨기에 브뤼셀에 본사를 둔 중앙증권예탁기관(CSD)인 유로클리어다. EU 제재로 동결된 러시아 자산 대부분이 이곳에 묶여 있다. 초기 채권 형태에서 현금화돼 현재 약 1400억유로 규모에 달한다. EU 집행위는 이 자금을 우크라이나에 무이자 대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번 주 후반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EU가 동결 자산의 원금을 직접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 된다.

    독일과 프랑스 등은 이런 움직임을 지지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대출은 인프라 재건이 아니라 EU산 무기 구매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프랑스 역시 독일의 ‘EU 무기 우선 구매’ 제안에 긍정적이다. 스웨덴과 핀란드도 “동결 자산은 유럽의 안보·방위 역량에 기여하고, 우크라이나를 유럽 협력에 더 깊이 통합시키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부 국가는 러시아 자산 원금 활용의 법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친러 성향의 헝가리와 슬로바키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EU가 지난해 12월 정상회의 성명을 근거로 만장일치 대신 ‘특정 상황의 다수결’로 전환할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EU 이사회 법률자문단은 법적 문제는 모두 해결 가능하다는 견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법학자인 아르민 폰 보그단디는 “EU 조약은 극단적 상황에서 다수결을 허용한다”며 “헝가리처럼 기본적 EU 연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경우 다수결 전환 논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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