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디시(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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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을 받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1단계 휴전 합의에 이어 타이·캄보디아 평화협상 중재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9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통신과 타이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캄보디아와 평화 협상 및 국경 분쟁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전날 기자들한테 밝혔다.
아누틴 총리는 “우리의 입장을 그에게 전달할 것”이라며 타이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4가지 조건을 캄보디아가 충족하지 못하면 협상을 진전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건으로는 국경 지역 중화기 철수와 지뢰 제거, 온라인 사기 작업장 단속 그리고 국경지대 타이 영토에서 캄보디아 국민 이주 등이 포함됐다.
앞서 백악관은 오는 26~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타이·캄보디아 평화협정 서명식을 여는 것을 조건으로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번에 아누틴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평화협정을 위한 중재 시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9일 타이-캄보디아 국경을 따라 순찰 중인 타이 국경수비대.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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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누틴 총리는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타이·캄보디아 평화협정 추진 움직임에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지금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캄보디아가 타이의 요구를 충족하도록 설득하는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바람과 관련해 “누가 상을 받든 상관없다. 그건 타이가 해야 할 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월께 타이와 캄보디아가 국경 지대에서 교전을 벌이면서 닷새 동안 4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에 무역 협상 중단을 지렛대로 휴전할 것을 압박한 바 있다. 이후 아세안 의장국 말레이시아가 주도한 중재로 지난 7월 말 휴전하고, 이어 지난 8월 초순 휴전을 이어갈 것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혁신적 외교’로 휴전이 성사됐다며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타이·캄보디아 평화협정 서명식은 10일 저녁에 발표되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에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7개 전쟁이 자신의 평화 중재로 종식됐다고 주장하면서 노벨평화상 수상 의지를 지속적으로 나타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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