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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지역정치와 지방자치

    최승준 정선군수 “사람이 살고 싶고 머물 수 있게 하는 것이 곧 기회” [지역상생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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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군은 석탄 산업 이후 미래를 찾기 위해 강원랜드를 비롯한 관광·레저 산업을 육성하고 자연환경과 정선아리랑 등 지역 정체성을 살린 문화·관광 자원을 발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강원 정선군 고한·사북 지역은 석탄 산업 쇠퇴 이후 급격히 인구가 줄면서 고령화가 전국에서 가장 심각했던 동네였다. 한때 활력 넘치던 거리가 빈집과 폐교로 가득차면서 ‘지방소멸’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던 곳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금 정선의 위상은 달라졌다. 강원랜드와 정선아리랑을 활용한 문화관광 전략으로 활로를 모색한 결과 정선은 강원도는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레저 산업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한차례 예방 접종을 맞은 바 있는 정선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전국 국 76개 군수가 모여 결성한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 회장직을 맡아 각 지역의 소멸 사례를 공유하고 새로운 산업 모델과 회복 전략을 발굴해 중앙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매일경제

    정선군 로고 / 이미지=정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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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소멸은 단순히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이 아닙니다.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 성장과 농어촌 인프라의 취약성, 청년층 유출과 저출산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정선군 인구는 올해 8월 말 3만3279명으로 2015년 이후 연평균 1.7%씩 감소했다. 합계출산율도 2014년 1.31%에서 2024년 0.87%로 줄면서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으며, 혼인율 역시 강원특별자치도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해 소멸 고위험에 처했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점이 비단 정선군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군수 협의회 소속 군 대부분이 소멸 고위험 지역에 속한다.

    협의회는 학교 통폐합, 상점 공동화, 고령화 등의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규정하고 중앙정부에 공동 건의와 정책 제안을 이어가고 있다. 최승준 군수는 지방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정주 환경 조성”이라고 답했다. 또 “사람이 살고 싶고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이 없다면 어떠한 대책도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며 “교육·의료·교통 기반을 강화하고 안정적 일자리와 공동체가 유지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수”라고 설명하면서 정선군이 실시한 버스 완전 무료화 같은 교통복지 정책을 사례로 소개했다.

    정선군은 앞으로도 지방 소멸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몇 가지 정책을 준비 중이다. 정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에 KTX 평창~정선선 신규 반영, 강원랜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규제 개혁, 가리왕산 올림픽 국가정원 유치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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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준 전국농어촌군수협의회 회장(정선군수) / 사진 = 정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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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군수는 개별 전략과 협의회를 통한 ‘지역 연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협의회는 농산물 직판행사, 공동 마케팅 등 전국적 프로젝트를 통해 개별 군의 자원을 확장된 기회로 만드는 데 앞장서는 동시에 교통·의료·교육 등 인프라 확충을 공동 건의사항으로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있다”며 “각 군의 차별화된 전략은 협의회를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고 이는 농어촌 전역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최승준 군수는 현재 지방 소멸을 나타내는 여러 지수의 한계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방소멸위험지수나, 지역재생잠재력지수, K-지방소멸지수 등 기존의 대표적 지수는 △청년층 유출의 질적 요인, △생활 SOC·디지털 인프라, △정주·문화 환경 같은 비계량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협의회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행정·학계·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다차원적 지표 개발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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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선 아리랑제 축제 모습 / 사진=정선아리랑문화재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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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위험 경고를 넘어 지역의 잠재력과 회복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다차원적 지표를 통해 정부와 지자체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농어촌이 지닌 미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최 군수의 임기 내 목표는 교통망 확충, 국가정원 조성 등을 통해 ‘모든 군민이 행복한 정선’을 만드는 것이다. 동시에 전국 농어촌이 함께 살아남기 위한 공동의 길을 모색하는 데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군수는 오는 10월 20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2025년 지역상생직판행사’의 주제 ‘씨앗을 심자’에 대해 소개했다. 지방 소멸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큰 나무처럼 커지는 희망을 씨앗을 심자는 의미를 담았다.

    “저는 도토리를 심고 싶습니다. 도토리는 작지만 시간이 흐르면 울창한 참나무 숲으로 자랍니다. 지방소멸 극복도 이와 같습니다. 오늘의 작은 참여와 변화가 모여 내일은 지역을 지키는 굳건한 숲이 됩니다.”

    ※ 본 기사는 전국농어촌지역군수협의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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