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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KT 신임 CEO는 정치외풍 막고 AX 주도할 혁신가여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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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등 3인이 최종 후보로 압축됐다. 새 CEO는 내년 본격화되는 인공지능(AI)·통신·데이터 중심 사업 재편 속에서 KT의 미래 전략을 설계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역대 정권마다 KT CEO 인사가 정치 변수에 흔들려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만큼은 전문성과 혁신 역량이 인선의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

    KT는 민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정부가 CEO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일이 반복됐다. 전문성과 무관한 인사가 낙점되거나, 외풍에 휘둘리는 일이 되풀이되며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미래 투자가 위축되는 등 후유증이 컸다.

    이번 후보군 역시 각기 이력이 다른 만큼 더욱 엄정한 검증이 필요하다. 박 전 부문장과 홍 전 대표는 KT 내부 출신이며, 주 전 대표는 SK텔레콤 출신으로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참여 경험이 있다. 모두 정보통신기술(ICT) 경험은 풍부하지만, KT 이사추천위원회는 전문성·독립성·미래 비전을 기준으로 세 후보의 경영 능력과 AI 시대 대응 역량을 철저히 평가해야 한다. 지금 KT는 단순한 통신회사를 넘어 AI 전환(AI Transformation·AX) 시대를 선도해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경쟁사들은 이미 앞다퉈 AI 데이터센터 증설, 위성통신·클라우드 투자, 글로벌 빅테크와의 전략적 제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또다시 외풍에 흔들리며 리더십 공백을 반복한다면 시장에서 뒤처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는 주주가치 훼손은 물론 국가 디지털 인프라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현지 누나' 논란까지 확산되며 인사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의심이 커진 만큼, 정부와 정치권은 KT CEO 인선 과정에 어떠한 형태로든 개입해서는 안 된다. KT가 정치적 외풍을 걷어내고 진정한 민간기업의 체력을 회복할 때, 한국 ICT 산업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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