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무용단_정기 공연 <춘향단전>에서 몽룡과 춘향 사이의 향단의 모습. 국립국악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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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단의 향자는 향기 향(香), 단자는 붉을 단(丹)으로 풀었습니다. 변학도, 이몽룡 어느 쪽에도 사랑받지 못한 향단의 붉고 간절한 사랑을 중심으로 네 명의 춤사위가 그려지게 됩니다.”(김충한 예술감독)
국립국악원은 ‘춘향전’에서 기존 주변 인물로만 머물던 향단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무용극 <춘향단전>을 다음달 14~1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인다. 연출·안무를 맡은 김충한 예술감독은 22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서사 구조가 탄탄한 ‘춘향전’은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작품”이라며 “향단을 두각시킨 이번 작품에선 향단을 사랑과 질투, 욕망에 흔들리는 입체적 인물로 그려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야기의 얼개는 몽룡의 오해로 춘향 대신 입맞춤을 받게 된 향단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집착하며 광기로 무너져내리는 내용이다. 춘향을 향한 몽룡의 일편단심, 학도의 춘향에 대한 집착, 향단의 왜곡된 사랑과 춘향에 대한 미움이 맞물리며 극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김충한 감독은 “원전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달리 현실에서 사람들이 느낄 법한 심리를 옛날 이야기에 덧씌워봤다”면서 “헌신적이기보다는 파괴적이고, 오늘날 있을 법한 어떤 극단적인 형태의 이야기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2019년 무용극 <처용> 이후 6년 만에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선보이는 무용극이다. 대사 없이 몸짓으로만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극의 정서를 풀어내는 주제가와 이별가가 노래로 더해진다.
강강술래를 모티프로 한 군무는 향단, 춘향, 몽룡, 학도 네 인물이 품은 사랑의 마음을 춤으로 표현해 작품의 정서를 응축해 보여준다. 신관사또의 부임식, 춘향과 몽룡의 첫날 밤, 생일잔치 등 다채로운 장면이 전통춤의 호흡과 미학으로 펼쳐진다. 절제된 전통춤을 주로 선보여온 국립국악원의 무용수들로선 춤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도가 새로운 도전이다.
몽룡 역을 맡은 김서량 배우는 “전통춤을 보통 시에 빗대서 설명하는데 이번에 스토리텔링이 필요한 무용극에 도전하면서 시에서 단어를 뽑아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발모양, 팔모양, 팔위치, 보는 각도에 따라 관객에게 전달되는 느낌이 달라지기 어떻게 감정을 전달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단을 맡은 이도경 배우는 “극 흐름상 향단은 악역이지만, ‘왜 춘향은 되고 향단은 안되는 걸까’ 외롭고 불쌍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절망과 질투에 휩싸여 잘못된 선택을 하지만,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국립국악원은 전통을 이어가는 정형화된 양식의 작품을 올리는 국립단체다. 이번 작품은 대중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는 동시에 전통을 현대화하려는 시도다. 김충한 감독은 “전통을 지키는 국립단체답게 원전의 틀을 지키면서도 향단의 시선으로 변화를 줬다”면서 “국립국악원 무용수들의 몸에 배어 있는 클래식함이 창작물을 통해 현대화됐을 때 나오는 시너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한 예술감독(오른쪽 두 번째)이 22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춘향단전>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국악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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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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