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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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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끈끈해진 삼성·테슬라 파트너십, TSMC 독점 생산 물량 뺏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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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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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대만 TSMC에 독점 생산을 맡기기로 했던 인공지능(AI) 칩셋 ‘AI5’ 제조 과정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를 참여시킨다고 공언했다. 앞서 삼성전자에 2나노 칩인 AI6를 위탁 생산하기로 결정한 테슬라가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의 생산능력을 신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각) 머스크 CEO는 테슬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5 칩은 TSMC와 삼성전자 모두 제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의 현 세대 자율주행 칩셋인 AI4는 삼성전자가 생산 중이며, 2028년 출시를 목표로 한 AI6는 삼성전자가 수주한 바 있다.

    머스크 CEO가 언급한 AI5는 AI4와 AI6 사이에 위치한 제품으로 TSMC가 전량 생산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머스크의 발언으로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최신 AI 3개 칩 양산에 모두 관여하게 됐다. 이는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협업 수준이 한층 더 끈끈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테슬라가 AI5 칩 생산에 TSMC와 삼성전자를 모두 참여시킨 것은 AI5 칩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과 두 회사를 경쟁시켜 원가를 절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CEO 입장에서는 두 파운드리 회사를 경쟁시키며 생산 단가를 낮추고,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으려는 리스크 관리 성격도 크다.

    5세대 오토파일럿 칩셋인 AI5는 오는 2026년 말 양산이 예상된다. 최대 2500TOPS(초당 1조회 연산) 성능이 목표다. 해당 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TSMC와 삼성전자의 3나노 혹은 개량형 4나노 공정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가 얼마나 많은 물량을 할당받을지는 불분명하지만, 머스크 CEO가 AI5 칩의 사용처를 다각화하겠다고 언급한 사실에 비춰볼 때 적잖은 물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머스크는 이날 “AI5 칩 과잉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명확한 목표”라며 “자동차, 로봇용 AI 칩셋을 너무 많이 보유하게 된다면 데이터센터에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의 이번 수주는 미국 내 생산이 가능하고 대규모 생산 능력(CAPA)을 갖췄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과 테일러 지역에 대규모 파운드리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테슬라 오스틴 신공장과의 물리적 거리도 가까운 편이다.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은 오는 2026년 본격적인 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슬라와 22조80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맺고, 지난 9월부터 인력을 파견해 파운드리 라인을 정비했다. 오는 11월에도 엔지니어들을 추가 투입하며 장비 설치와 공정 최적화 작업을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을 통해 테일러 공장도 예정대로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에 따른 본격적인 매출액 발생 시점은 2027년으로 예상되며 연 3조원 전후 규모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의 테일러 공장 가동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씻어내는 수주 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첨단 공정인 2나노와 성숙 공정 사이에 위치한 4나노 공정은 수율과 가격 측면에서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에 매력적인 대안이기 때문에 추후 추가 고객사 확보에도 이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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