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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세계 정상들 이모저모

    트럼프·다카이치 28일 정상회담···“미 항모·‘마린원’ 동승하며 동맹 과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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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00억달러 대미 투자·방위비 증액 등 쟁점 전망

    ‘미국산 포드 F-150 트럭 회담장에 전시’ 가능성도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타고 일본으로 떠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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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연다. 두 정상은 일본의 5500억달러(약 788조원) 대미 투자, 방위비 증액, 대중국 대응 등을 주제로 회담을 하는 한편 미일동맹의 공고함을 대내외에 강조하는 모습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신문은 28일 오전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방위비 증액, 미일 관세협상 합의 내용의 이행, 대중국 대응 등이 주제가 될 전망이라고 27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특히 일본 측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회담 주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 측에 꾸준히 요구해온 방위비 증액 등 안전보장 문제를 꼽았다. 미국은 이미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까지 증액할 것을 일본 측에 비공식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4일 임시국회 연설에서 일본 정부가 GDP 대비 2% 수준으로 방위비를 늘리기로 한 목표 시점을 2027년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에서 올해로 2년 앞당길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방위비 증액 시점을) 앞당김으로써 방위력 강화에 나서는 자세를 보여 미국 측의 이해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사히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방위비 증액 외에도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부담액의 증액과 미국산 무기 구입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관세협상과 관련해서는 합의 내용을 착실히 이행할 것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문서를 만들어 두 정상이 서명식을 하는 방안이 조율 중이다. 아사히는 일본의 5500억달러 대미 투자와 관련해 미국 측이 이행을 서두를 것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NHK는 5500억달러 투자와 관련해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가 초점이라고 보도했다.

    또 일본 정부는 트럼프가 ‘일본은 미국 차를 안 받아들인다’는 불만을 표시해온 것을 감안해 미국산 픽업트럭인 포드 F-150 100대 구매 구상을 미국 측에 제안한 상태다. NHK는 이 픽업트럭들을 정상회담장에 전시하는 방향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무역적자 감축에 기여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에서 현지 생산한 차량을 일본이 수입하는 이른바 ‘역수입’을 실시하는 방안도 조율 중이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회장이 트럼프의 방일 중 미국 측에 이 같은 의사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베 전 총리가 사용하던 골프채, 금박을 입힌 골프공 등을 트럼프에게 선물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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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가 26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쿠알라룸푸르컨벤션센터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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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미일 양국은 희토류 등 중요광물의 확보, 조선 분야에서의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의 교환도 조율하고 있다. 양해각서는 중요광물 확보를 위해 양측이 협력을 심화하는 내용으로 희토류 외에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구리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광물과 관련해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목표라고 NHK는 전했다. 조선업 관련해서는 제휴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일 기업이 양국 조선소에 투자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을 협의하기 위해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 26일 방일 중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났고, 28일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러트닉 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대중 대응과 관련해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중 정책을 조율하려는 목적도 크다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30일 한국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데,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제쳐두고 중국과 거래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서투른 일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미 해군 요코스카 기지를 방문해 원자력 항모인 조지워싱턴호에 탑승하는 등 강고한 미일 동맹을 과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요코스카로 이동할 때는 양국 정상이 미국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에 동승해 이동하는 방안도 조율 중이다. 교도통신은 “외국 정상이 마린원으로 함께 이동하는 것은 드물다”면서 “미일 동맹의 공고함을 보이는 기회”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기간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 면담, 재계 관계자 회동 등의 일정 소화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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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경찰관들이 27일 도쿄 미국 대사관 주변에서 울타리를 치고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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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뒤 이날 저녁 일왕과 회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은 2019년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으로, 그는 당시에도 일왕과 만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에 맞춰 일본 경찰은 특별경비본부를 설치하고, 1만8000명의 경력을 동원해 트럼프의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삼엄한 경계 태세를 이루고 있다. NHK는 도쿄 시내의 도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동에 맞춰 교통 통제가 실시될 예정이며, 도쿄 미나토구의 미국 대사관 앞에는 수m 간격으로 기동대원을 배치하고, 차량 침입을 막기 위한 울타리도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는 하네다공항은 코인로커와 쓰레기통도 모두 폐쇄된 상태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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