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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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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전쟁 ‘공동전선’ 꾸린 중국·브라질…미국에 한 방 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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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 농산물 대미 의존 줄이고 투자

    미, 브라질에 관세협상 손 내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벌인 관세전쟁에서 가장 묵직한 펀치를 날린 대상은 중국과 브라질이었다. 그러나 브라질과 중국이 대미 공동전선을 구축하면서 되레 미국이 물러서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다.

    미·중 정상은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언론에 따르면 대두 수확철인 지난 9월 중국이 2018년 이후 7년 만에 미국산 대두 수입 계약을 단 한 건도 체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농가는 패닉에 빠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2019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은 중국의 보복 카드였지만 ‘양날의 검’이었다. 돼지 사료로 쓰이는 대두 가격이 오르면 돼지고기 가격도 오르기 때문에 민생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수년간 진행해온 브라질 농업 투자가 안전판 역할을 했다.

    중국은 브라질과 2009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이후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 됐다. 2016년부터 중국의 대두 수입 비중에서 브라질산이 미국산을 앞질렀다. 지난해 중국의 브라질산 대두 수입액은 3억1500만달러(약 4500억원), 미국산은 1억2600만달러(약 1800억원)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 중국식량공사는 2014년부터 브라질에 23억달러(약 3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연간 1400만t의 곡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산토스 항구 신규 터미널 공사도 포함됐다. 중국은 브라질에 스타링크를 대체할 수 있는 아마존 불법 벌채 감시 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며 브라질과 페루를 잇는 물류 고속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데타 기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며 지난 7월 브라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맷은 “브라질에 미국의 관세는 크게 타격이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50% 관세 발표 직후 커피 원두 수입 확대를 약속하며 브라질을 지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말레이시아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뒤 브라질 정부가 미국과 이른 시일 안에 관세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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