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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아펙에선 군불때기…김정은·트럼프 2026년 4월엔 만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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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1차 정상회담 도중 정원을 함께 걷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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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4월엔 만날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29~30일 한국을 국빈방문했을 때 ‘만나자’는 제안을 김정은 위원장이 침묵으로 피해갔지만, 만남의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2026년 4월이 앞에 있다.







    트럼프 “김정은 관련해 다시 오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김해공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마치고 귀국길 전용기에서 한 약식 기자회견에서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곤 “내가 (이번 방한 기간엔) 너무 바빠서 우리(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는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며 “나는 다시 오겠다, 김정은과 관련해서는 다시 오겠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러 내년 4월에 방중하는 기회에 김 위원장과 만남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예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29일 회담 때에도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언제든 다시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위성락 안보실장이 전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머리발언 때, “불발”이라는 표현으로 ‘김정은-트럼프 깜짝 만남’의 무산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또 하나의 씨앗이 돼 한반도의 거대한 평화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한 터다.







    트럼프의 만남 제안, 공개거부 안 한 김정은







    이 대통령은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도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제안은 한반도에 평화의 물결을 일으키는 희망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2026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고려하면 이 대통령의 이런 거듭된 공개 발언은 겉치레성 외교적 수사만은 아닐 수 있다.



    경험이 풍부한 정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2025년 10월’에 견줘 ‘2026년 4월’이 ‘김정은-트럼프 만남’ 성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 있다고 내다본다. 우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만나자’ 제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하지 않고 침묵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국빈방문한 터에 북미 정상 만남이 성사됐다면 언론의 시선이 온통 그쪽으로 쏠려 시 주석의 방한이 묻힐 위험이 있었다”며 “김 위원장으로선 그런 사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겨레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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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1월 당 9차대회에 사활 건 김정은







    무엇보다 지금의 김 위원장한테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은 대외전략의 변경을 동반할 수밖에 없는 ‘결단’의 영역에 속한다. 조선노동당 9차 대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은 대외전략은 물론 국내정치적 측면에서도 부담이 클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내년 1월로 예상되는 당 9차 대회에서 핵을 앞세운 ‘국방력 강화’, 그리고 ‘김정은식 새마을운동·균형발전 정책’ 등 이른바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의 성과를 자산으로 삼아 ‘김정은 3기’를 열며 ‘독자적 최고지도자’로서 입지를 강화하려 애쓰고 있다. 따라서 당대회 전보다는 당대회 이후가 운신이 폭이 넓을 수 있다.



    물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을 결정하는 데에는 ‘핵보유 인정’ 여부와 국제정세의 흐름이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당사자’로 참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될지, ‘종전’으로 향할지가 중요하다.







    페이스메이커의 시간이 온다







    만남 장소도 변수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한 계기에 만남을 결심했다면 그 장소는 평양보다 판문점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짧은 방한 일정과 사전 준비 부족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행은 여러모로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면 내년 4월은 ‘2025년 10월’의 군불때기가 있었던 터라 서로 준비하고 조율할 시간이 있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계기에 김 위원장한테 ‘만나자’고 제안을 한다면, 김 위원장이 ‘평양으로 오라’고 응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직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내년 4월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페이스메이커’의 노릇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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