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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산양 목숨 앗아간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울타리…내년부터 단계적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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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산양. 국립생태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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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한 울타리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철거된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방역효과는 유지하면서 생태 영향은 줄이는 방향으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광역울타리 관리방안’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ASF 차단 울타리는 2019년 9월 국내에서 첫 ASF가 발생한 뒤 같은 해 11월부터 약 1630km 구간에 설치됐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효과는 있었지만 생태계 단절과 울타리 노후화 등 부정적 영향이 커져 개선 요구가 제기돼 왔다.

    정부는 먼저 국립공원 등 생태연결성이 높은 곳에 설치한 울타리부터 철거하기로 했다. 우선 철거 구간(136.6km)은 설악산·소백산 국립공원 지역과 낙석방지막, 옹벽 등이 있는 곳에 울타리가 중복 설치된 지역으로 2026년부터 철거한다.

    철거한 구간에는 위성항법장치(GPS) 포획트랩을 배치해 포획강화, 경광등 설치, 기피제 살포 등 보완장치를 마련한다.

    감염 멧돼지의 통과 확률이 낮은 지역(25% 이하)과 생태계 연결성(75% 이상)이 높은 법정 보호지역 235.7km 구간은 2027년 이후 철거를 추진한다.

    마지막 단계인 중장기 철거 검토 구간(636.5km)은 ASF 방역 상황과 1·2단계 철거 지역의 조사 결과를 종합해 철거 여부를 결정한다.

    양구와 울진 등 생태적 가치는 높지만 철거 우선순위가 낮은 지역은 울타리를 부분적으로 개방(22개 지점)해 생태계 영향조사를 병행할 예정이다.

    양돈농가 밀집지역(10km 이내)과 충남·전남·경남 등 ASF 비발생지역으로 서진·남하 차단을 위해 필요한 621.2km 구간은 최후 방어선으로 지정해 울타리를 남겨둔다.

    울타리 존치 구간에는 실시간 감시체계를 시범 도입한다. 농가 주변에 야생멧돼지가 포착되면 즉시 농장주에게 경고해 신속 대응하도록 할 방침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울타리 철거 전 산양 등 야생동물의 이동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립공원 구간 등 현재 시범 개방 중인 44개 지점을 확대 운영한다.

    한편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ASF 차단 광역울타리 철거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야생동물 서식지 단절과 생태 훼손이 장기간 방치된 끝에 뒤늦게 이뤄진 결정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로드맵은 심각한 생태 단절을 일으키는 지자체 1·2차 울타리(약 1035km)에 대한 통합 관리 방안이 빠진 반쪽짜리 대책”이라며 “정부는 훼손된 생태계를 조속히 복원하겠다는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도록, 지금 당장 철거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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