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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우주에서도 ‘노릇노릇 바삭하게’…중국, 세계 첫 우주용 오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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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중국 우주비행사가 우주용 오븐에 구운 닭날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CCTV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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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에서 생활하는 우주비행사들은 미리 익힌 뒤 진공 포장, 건조, 압축시킨 음식을 주로 먹는다. 중력이 거의 작용하지 않는 우주에선 여러 조리도구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주에선 맛을 느끼는 감각도 둔해져 지상에서와 같은 식도락을 즐기기가 어렵다.



    중국이 단조로운 우주 식생활에 변화를 가져올 만한 우주용 오븐을 선보였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선저우 21호를 타고 중국우주정거장 톈궁에 도착한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바베큐 치킨 요리를 해먹는 동영상을 보내왔다.



    언론들은 “우주비행사들이 선저우 21호에 싣고 온 오븐에 치킨과 스테이크를 넣어 우주 바베큐 요리를 즐겼다”고 전했다.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이 기기는 모양과 작동 방식이 에어프라이어와 흡사하다. 중국 언론은 닭날개를 굽는 데 걸린 시간은 28분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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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용 오븐에서 구운 닭날개를 우주비행사들이 시식하고 있다. CCTV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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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도까지 가열…500번 사용 가능





    동영상을 공개한 중국우주인센터(ACC) 관계자는 “온도 제어, 잔류물 수거, 고온 촉매 작용, 다층 여과 등 여러 기술을 이용해 우주에서 연기가 나지 않게 굽는 무연 조리기기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엄격한 시험을 거쳐 500번은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센터의 우주비행사시스템설계 부책임자 류웨이보는 “레인지 후드를 설치해 정화 기능까지 갖춘 열풍 오븐으로, 우주정거장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오븐”이라고 설명했다.



    식재료는 무중력 상태에서 공중에 뜨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트레이, 바구니 등에 담겨 투입되며, 최대 가열 온도는 190도다. 류웨이보는 “단순한 물리적 가열이 아니라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진짜 요리가 가능해진 것”이라며 “이제 우주에서도 음식을 노릇노릇하고 바삭하게 조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븐에는 옥수수, 닭 날개, 케이크 등 다양한 재료에 맞는 조리 프로그램이 설정돼 있어, 우주비행사들은 이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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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개발한 우주용 오븐. CCTV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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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산물 우주 재배 실험도 병행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무중력 오븐을 사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 우주비행사들은 지난 2020년 무중력 오븐으로 초콜릿 칩 쿠키를 구웠던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는 일회성 시험이었다. 시험 결과 25분 동안 구운 건 덜 익었고, 120분 이상 작동시켜야 제대로 구워졌다.



    이와 비교하면 중국이 개발한 우주 오븐은 식사시간에 맞춰 요리를 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개선됐다. 중국우주인센터는 “이제 채소나 견과류, 케이크, 고기 등의 식재료를 우주에서 직접 조리해 먹는 것이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난징항공우주대의 강궈화 교수(항공우주공학)는 중국 언론에 “따뜻한 음식은 우주비행사의 심리적 안정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센터에 따르면 이번에 톈궁에 도착한 선저우 21호 우주비행사들은 6개월의 임무 수행 기간 동안 섭취할 수 있는 음식 종류도 190가지 이상으로 확대됐다. 식단의 순환 주기도 10일로 늘어났다.



    우주 식단의 다양화는 우주정거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농산물 재배 실험과도 연계돼 있다. 중국 우주비행사들은 그동안 상추, 방울토마토, 고구마 등을 성공적으로 재배했다. 지금까지 생산한 농산물이 4.5kg에 이른다. 일부 식물은 씨앗에서 시작해 다시 씨앗을 얻는 완전한 성장주기를 보여줬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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