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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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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추진 잠수함 건조’ 한·미 팩트시트 명문화…군, 10년 후 4척 이상 건조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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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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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핵추진(원자력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는 내용이 한·미 관세·안보 합의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포함됐다. 정부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팩트시트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며 “한·미 양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한국의 수십 년 숙원이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이 공개한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 미국은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대통령실은 팩트시트 참고자료를 내고 “우리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위한 미국 측의 지지를 최초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핵추진 잠수함을 국내에서 건조한다는 내용은 팩트시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애초 양국 논의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 정상 간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걸 전제로 진행됐다”며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논의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우리가 배를 여기서 짓고 원자로도 우리 기술로 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연료를 받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위 실장은 “건조 위치에 대한 문제는 정리가 된 것으로 본다. 작업을 하다 보면 협업이 필요하고, 그래서 미국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지만 ‘핵잠수함 전체를 어디서 짓느냐’고 묻는다면 한국에서 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핵추진 잠수함의 전략화에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위 실장은 “목표 시기는 10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빨리 시작해서 그 시기를 앞당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군은 2030년대 중반 이후까지 5000t급 이상 핵추진 잠수함 4척 이상을 건조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군은 소형 원자로 기술을 비롯해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제반 기술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직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큰 틀에서의 합의가 이뤄졌기에 후속 협상도 희망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협의 과정이 상당한 만큼, 핵추진 잠수함 건조가 핵무장을 위한 것이 아닌 평화적 사용이라는 관점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핵연료 확보를 위한 향후 한·미 후속 협상도 관건이다. 현행 한·미원자력협정은 우라늄을 평화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별도 협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위 실장은 브리핑에서 “협의 시기가 아직 정해져 있진 않지만 조속히 실무적인 협의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핵연료 조달 방식, 미국의 기술 이전 범위, 건조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 등의 난관도 있다. 유지훈 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은 “미국은 핵추진 체계와 연료 관련 기술을 극도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기술 이전 범위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의 승인을 이끌어낸 것과 실제 건조 사이에는 상당한 기술적·법적 장벽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이 동북아에 불안정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공식화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북·중·러 연대가 더 강화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 우리가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다고 과연 안전해진다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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