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 “차원 다른 위기
철강 빅4 법인세 2년새 84% 급감”
“철강 관세 멈춰달라” 백악관서 1인 시위 이강덕 포항시장이 지난 9월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포항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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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철강 산업이 얼마나 어려운가.
“지난해 포스코 공장 2곳이 문을 닫았고 현대제철 2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3월과 8월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포항의 철강 근로자 수가 1000명 정도 줄었다. 포항 4대 철강 기업의 법인지방소득세 납부액도 2022년 967억원에서 지난해 154억원으로 2년 새 813억원(84%) 줄었다. 철강 대기업에서 지역으로 흐르던 돈이 줄면서 시민들 주머니도 가벼워졌다. 중앙상가 등에 빈 점포가 늘어나고 골목 상권이 붕괴하고 있다. 회식이 사라지면서 초저녁 아파트 주차장에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다.”
-위기에 빠진 이유가 무엇인가.
“과거에도 글로벌 철강 경기에 따라 등락을 겪어 왔다. 하지만 현재 위기는 차원이 다르다. 수년간 중국의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건설 현장 등에 사용되는 국내산 후판 가격은 1t당 90만원 수준인데 중국산은 13% 싼 78만원이다. 이런 탓에 국내 시장도 중국산이 잠식했다.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2021년 33만t에서 지난해 117만t으로 3배가량 폭증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30%에서 64%가 됐다. 이런 상황인데 산업용 전기료는 3년 만에 75% 이상 급등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100% 자가 발전하지만, 포항제철소는 자가 발전율이 70%에 그친다. 연간 5000억원가량 전기료를 내야 해 부담이 크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산 철강에 대해 50% 관세 폭탄을 던져 포항 철강 산업이 완전 샌드위치 신세가 되어 버렸다.”
-앞으로 어찌 할 계획인가.
“정부는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철강’이란 이름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았다. 책상 앞에서 각종 수치만 늘어놓을 뿐 현실적인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시 자체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로비하는 방법까지 생각하고 있다. 정부가 못 하고 있으니 우리라도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캐나다, 멕시코의 철강 도시와 연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만큼 절박하다.”
[포항=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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