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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셀피글로벌 경영권 분쟁, 이번엔 주주연대 측이 등기 문서 변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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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셀피글로벌 서울 사무소 모습./조선비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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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8일 17시 06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기업사냥꾼 안상현씨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는 셀피글로벌에서 경영권 분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셀피글로벌 주주들로 구성된 주주연대가 기존 경영진을 몰아내고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분쟁을 일단락하는 듯했으나, 이 과정에서 관련 문서가 임의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나 분쟁이 장기화할 조짐이 보인다.

    18일 자본시장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5일 열린 셀피글로벌 임시주주총회에서 작성된 의결권 명부가 공증 전후로 다르게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사 등기를 위한 공증이 사후에 이뤄지면서 발생한 문제로, 현 경영진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셀피글로벌 주주연대는 지난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윤정엽 주주연대 대표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 감사 1명 등 총 6명의 임원을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기존 경영진은 모두 해임해 안씨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주주연대는 이 같은 내용으로 9월 말 등기까지 마치며 경영권을 확보해 냈다.

    하지만 등기 당시 제출된 공증 문서에서 하자가 확인됐다. 등기소에 제출된 공증 문서에는 셀피글로벌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는 2792만3181주로 기재됐다. 발행주식총수 4591만2716주에서 자기주식 55만5589주와 의결권 제한 주식 1743만3946주를 제외한 결과다. 당시 주주연대가 확보한 안건 찬성 주식은 962만3281주로, 결의에 필요한 주식 수를 충족한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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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피글로벌이 지난 9월 개최한 임시주주총회 이후 작성된 의사록(위)과 현 경영진 등기를 위해 제출된 주주명부(아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가 서로 다르게 기재돼 있다./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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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주주총회 당시 작성된 의사록에 따르면 셀피글로벌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는 3557만5300주에 그친다. 같은 주주총회와 관련한 문서에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에 약 800만주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주주연대가 경영권 교체를 위해 실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를 고의로 적게 기재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현 경영진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 경영진 측은 “전 경영진이 반복적으로 공증 법인에 내용증명을 보내 현장 공증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서면 공증으로 대체했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인감을 사전에 확보하지 못했다”며 “이에 인감이 있는 위임 주식으로 안건 통과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앞서 법원이 위장납입으로 판단해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은 주식 총수를 반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법에 따르면 임원 선임은 주주총회에서 결정하고, 등기는 이를 위한 형식적인 절차라는 점도 강조했다. 법원에서 선임한 감사인의 입회하에 주주총회가 열렸고, 절차상의 문제 때문에 불가피하게 명부를 다시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현 경영진 측은 “실제 주주총회장에서 합법적으로 임원을 선임했다는 점은 법원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며 “전 경영진이 문서 위조 혐의로 분쟁을 장기화하려는 의도로 상황을 만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셀피글로벌 기존 경영진과 현 경영진은 현재까지도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경영진은 현 경영진이 선임된 당시 주주총회의 효력이 없으며, 현재 진행 중인 주주총회 개최를 막아달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 경영진은 셀피글로벌의 정상화를 위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며 주주들로부터 의결권을 모았으나, 문서 변조 사실이 확인되면서 분쟁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셀피글로벌은 현재 상장폐지 결정이 됐으나,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돼 있는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이 길어진다면 가뜩이나 희박한 상장폐지 결정을 되돌릴 가능성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셀피글로벌은 2022년 안씨를 비롯한 일당이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 회사 자금을 빼돌리면서 재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셀피글로벌은 지난해 3월, 2년 연속 감사 의견 ‘거절’이 나오면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고, 경영진의 횡령·배임이 확정되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수익성 개선이 불확실하고 경영진의 불투명한 자금 집행이 확인됐다”며 셀피글로벌의 상장폐지를 확정했다. 다만 경영진 측이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는 충분한 개선 기간이 부여되지 않았다며 법원에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현재 거래 정지 상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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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철 기자(alwaysa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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