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코오롱FnC)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165억원으로 지난해 149억원보다 적자 폭이 약 11% 늘었다. 하지만 중국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 중국 법인(코오롱스포츠 차이나) 매출은 약 84% 증가한 2000억원 수준, 1~3분기 누적으로는 약 92% 증가한 5919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안타스포츠와 코오롱FnC가 설립한 합작법인 코오롱스포츠가 운영하는 현지 매장. /중국 안타스포츠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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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스포츠는 2017년 중국 안타스포츠와 50대50 지분율로 합작사 코오롱스포츠 차이나를 설립해 중국에 진출했고, 2021년부터 본격 성장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 침체, 미·중 갈등에서 비롯된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고급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하면서다.
코오롱스포츠 차이나의 리테일 기준 매출(소비자 가격 기준 매출)은 2022년 2600억원, 2023년 4000억원, 지난해 75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9000억원대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내 매장 수도 지난해 191개에서 올해는 연말까지 225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코오롱스포츠 차이나가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던 핵심 배경으로는 함께 사업을 운영하는 중국 안타스포츠의 현지 영향력이 꼽힌다. 코오롱스포츠의 상품 기획, 제조, 연구·개발(R&D) 역량이 유통, 영업을 맡은 안타스포츠가 갖고 있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 공격적인 마케팅과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다.
안타스포츠는 1991년 중국 푸젠성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신발 공장으로 시작해, 현재는 중국 시장에서 나이키, 아디다스를 모두 제친 1위 스포츠의류 기업이 됐다. 살로몬, 아크테릭스, 아토믹, 윌슨, 순토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핀란드 아머스포츠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몸집을 계속 불려 가는 추세다.
홍콩 증시에 2007년 상장한 안타스포츠의 최대 주주는 지주사 안타인터내셔널그룹으로 지분 약 43%를 들고 있다. 창업주 딩스중(丁世忠)의 가족 신탁회사(9.88%)와 미국 뱅가드그룹(1.91%), JP모건(1.88%) 등 금융회사도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중국 안타스포츠가 운영 중인 브랜드. /중국 안타스포츠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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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에서 꾸준히 사업을 키워가는 휠라홀딩스(현 미스토홀딩스) 역시 안타스포츠와 세운 합작사 풀 프로스펙트를 통해 현지 시장에 고급 스포츠 브랜드로 안착했다. 지분율은 휠라홀딩스가 15%, 안타스포츠가 85%로, 휠라홀딩스는 안타스포츠에 사업권을 넘기고 로열티(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
중국 내 매장 2000여 곳을 운영하며, 연간 4조원대 매출을 내는 휠라는 11·11, 6·18 등 쇼핑 대목 때 스포츠 부문 거래량 1~2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다. 안타스포츠는 ’2024~2026년 3개년 글로벌 성장 전략’을 통해 휠라 매출을 최대 500억위안(약 9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코오롱스포츠, 휠라의 합작 사례가 성공적이었던 만큼, 중국 진출을 추진하는 무신사와 안타스포츠의 협력도 주목받고 있다. 무신사는 안타스포츠와 60대40의 지분율로 합작사 무신사차이나를 설립했다. 무신사차이나는 다음 달 중국 상하이를 시작으로 5년 내 현지 매장 수를 100개까지 늘리고,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한중 교류 활성화로 중국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의 현지 사업 확장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된 한국 의류 규모는 약 5억4556만달러(약 7997억원)로 2020년(3억7512만달러)보다 45% 이상 늘었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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