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미·우크라·EU, 제네바서 ‘러·우크라 종전안’ 조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와 러시아가 협의한 구상

    우크라 영토 추가 포기 등 편향적

    러 동결자산 활용 방안 논의 등

    유럽 요구 사항 반영 여부도 주목

    경향신문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왼쪽부터) 등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협의해 마련한 러·우크라이나 종전안을 두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 등이 2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개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이번 종전안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표정이 엇갈린 상황이다. 이번 회담이 우크라이나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평화 구상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댄 드리스컬 육군장관 등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은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협상단과 만났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끈다. 이번 회담에는 EU를 비롯해 독일과 프랑스, 영국의 국가안보보좌관들도 참여한다. 백악관은 종전안 초안을 지난 20일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

    28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번 종전안은 우크라이나가 동부 전선 영토를 추가로 포기하고, 군대 규모를 제한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영구히 포기하는 대신 미국과 유럽이 안전보장을 약속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는 모호한 안전보장과 전쟁 중단 외엔 얻은 게 없다”(뉴욕타임스) 등 러시아에 훨씬 유리한 종전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번 제안을 받아들일 시한을 추수감사절인 이달 27일로 제시하며 압박에 나섰다. 연내 종전을 목표로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대형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젤렌스키 정부의 입지가 흔들리자, 트럼프 대통령이 약점을 파고들어 한동안 멈췄던 종전 협상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다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종전안이 “최종 제안이 아니다”라며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미국과 협상을 앞두고 역제안을 준비 중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안 초안을 받은 뒤 지난 21일 “역사상 가장 어려운 순간 중 하나에 직면했다”며 “존엄성을 잃거나 핵심 동맹국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거나 어려운 조항 28개를 받아들이거나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의 국익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며 “미국 및 모든 파트너와 차분히 협력하고 건설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회담에서 유럽 국가들이 종전안 수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유럽은 종전안 마련 과정에서 배제됐으며, 그동안 논의해온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도 이번 종전안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EU·영국·독일·프랑스 등 12개국 정상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긴급 논의를 거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이 제시한) 초안은 추가 작업이 필요한 기반”이라며 “우리는 국경을 무력으로 변경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종전안에는 EU가 공들이고 있는 러시아 동결자산 활용 방안과 관련해 ‘미국 주도 재건 사업에 사용하고 미국이 이익 50%를 가져간다’는 내용도 담겼는데, 이에 대해 EU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선 “윗코프는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등 험악한 반응도 나왔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