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6일 서울 한 전통시장 상점에 붙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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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증가세 둔화와 고물가 추세 등이 겹치며 소득 하위 계층에 부채가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분위 계층 저축액이 2023년 누적 -66조원을 기록하는 등 ‘역저축 상태’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한국은행 국민계정의 가계분배계정(실험적 통계)과 한국금융연구원 자료를 보면, 소득 하위 1분위 계층의 저축액은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31조9556억원에서 2021년 -37조7085억원, 2022년 -52조1315억원, 2023년 -66조5459억원으로 해마다 ‘역저축액’이 커지고 있다.
소득 1분위 가구의 피용자보수는 2020년 39조6천억원에서 2021년 48조6천억원, 2022년 68조3천억원으로 증가하다가 2023년에는 67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반면 1분위 가계의 실제최종소비(소비지출+의료·교육·보육 등 정부 사회적현물이전)는 2020년 167조9천억원, 2021년 181조7천억원, 2022년 207조1천억원, 2023년 226조8천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소비지출액 급증세에 비해 소득 증가율이 미치지 못하면서 부채가 누적되는 역저축 현상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경제에서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늘어나는 일자리조차 보건·사회복지업, 숙박음식업 등 저임금 업종에 집중되면서 고용 확대가 실질적인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며 “중산층 이하에서 구매력이 악화하면서 소비 유지를 위해 저축을 끌어쓰거나 차입을 늘리는 역저축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고용(자영업자 포함 전체 취업자)과 가계소득(가계 총처분가능소득) 사이의 상관관계(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 강함)는 2000~2014년 0.43였으나 지난 10년(2015~2024년)에는 0.19로 크게 하락했다. 고용률이 늘어도 예전만큼 가계소득 증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는 소비 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계소비가 국내총생산 성장에 기여한 정도도 2022년 1.9%포인트에서 올해 2분기에는 0.3%포인트로 하락했다.
소득 2분위 계층(소득 하위 20~40%)도 마이너스 저축 상태에 있다. 2분위 저축액은 2020년 5조8646억원에서 2021년 1조5380억원으로 감소하다가, 2022년 -1조9987억원으로 역저축으로 돌아선 뒤 2023년 -5조9421억원으로 역저축 규모가 커졌다.
한국금융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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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023년 기준 다른 소득분위 저축액을 보면, 소득 3분위 26조9108억원, 4분위 74조2199억원, 5분위 201조3057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른 2023년 우리나라 가계 총저축액은 229조9484억원이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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