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뉴시스] 고범준 기자 = 리창 중국 총리가 27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5.1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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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리창 상무부 총리가 지난 22~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녹색 광물 국제 경제무역 협력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이니셔티브에는 캄보디아, 나이지리아, 미얀마, 짐바브웨 등 19개국이 참여했다.
이니셔티브는 광물 무역 관련 △개방적이고 안전한 정책 환경 조성 △녹색 무역의 자유화 촉진 △사회적 책임 이행 강화 △더 많은 국민에게 혜택 제공 △기술 교류 및 역량 강화 △투·융자 협력 확대 △다자 메커니즘 협력 심화 등 7대 원칙을 제시했다. 특히 중국은 이니셔티브에 참가한 국가 대다수가 개발도상국이란 점을 겨냥해 '개발도상국은 광물 자원 개발·활용 분야에서 자금과 기술 부족 문제에 직면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인식한다'며 기술교류와 투자 협력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참여국 간 기술 공유와 합동 연구를 추진하고 R&D(연구·개발) 전략 동맹을 맺는 한편 정부·국제기구·민간의 공동 금융 지원을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이번 이니셔티브 관련해 '희토류'란 단어 아닌 '녹색 광물'을 사용했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자국의 희토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자국 경제 보호를 위해 미사일부터 스마트폰까지 모든 첨단 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무기화해왔다며 리창 총리가 이번 G20 정상회의 연설에서 "(핵심 광물의) 군사 등 용도 이용에 대해 신중히 대응하면서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개발도상국 중 상당수는 자원부국이다. 특히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경희토류보다 훨씬 희소한 중희토류 채굴의 80%가 미얀마에서 나온다. 광학유리와 배터리 합금 등에 사용되는 경희토류와 달리 중희토류는 군수, 항공우주, 고성능 전자 관련 소재로 사용된다. 이들 국가에 채굴 기술 등을 제공하는 당근책을 제시하며 자국을 중심으로 한 희토류 공급망 우위를 강화하는 게 중국의 전략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캐빈 갤러거 보스턴대 글로벌개발정책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자원 보유국들은) 이제 중국이나 미국이 와서 채굴만 하고 가는 것을 원치 않으며 정제와 가공 투자도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 일본 등의 독자적 희토류 공급망 구축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이번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달 호주와 '핵심 광물 및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프레임워크'에 서명했고 일본도 여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호주의 희토류 매장량은 5700만 톤으로 중국과 미얀마, 인도에 이은 세계 4위다. 희토류 매장량이 풍부한 호주를 중심으로 미국과 일본이 공급망 협력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 차이신은 미국이 희토류의 대중 공급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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