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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오늘의 사건·사고

    '페달 오조작' 사고 절반이 주차장…'방지 장치' 차량 몰아보니 / 풀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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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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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전통시장에선 트럭이, 출근길에 버스가 갑자기 돌진했죠. 이번 달 들어 거의 매주 페달 오조작 사고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오조작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와 상황이 있습니다.

    어떤 순간이 가장 위험한지, 위기 탈출 방법은 뭔지 배양진 기자가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배양진 기자]

    1명 사망 용인 상현역 사고 9명 사망 시청역 사고 '모녀 중태' 인천 부평 사고 모두 주차장 오가다 '페달 오조작'

    보신 것처럼 페달 오조작 사고는 아무 데서나 일어나는 건 아닙니다.

    한 보험사 분석 결과 사고 절반이 바로 이곳 주차장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약 30%가 좌회전 우회전 할 때 나머지는 급히 멈출 때 발생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왜 생기는지, 어떤 순간이 가장 위험한지 제가 직접 주차장에서 운전을 하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르막길 주차장 출구, 차단기를 만나자 발이 바빠집니다.

    [예. 이 위치 맞출 때 액셀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가면서 밟아야 하는 상황이 좀 있습니다.]

    주차장을 나와 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이젠 눈을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브레이크 밟아서 속도 줄여주고요. 나와서 본도로로 진입을 합니다. 보행자가 있는지 살피고 우회전할 건데요.]

    발은 페달을 오가고 눈은 주변을 살피는 이 순간, 오조작 위험이 가장 큰 때입니다.

    주차장 다음으로 오조작 사고가 많이 나는 경우가 방향 전환을 할 때입니다.

    2023년 베테랑 택시 운전사가 낸 페달 오조작 사고가 그랬습니다.

    골목을 살피며 차를 오른쪽으로 돌리던 순간 자신도 모르게 브레이크 대신 액셀을 밟았고, 끝까지 브레이크로 옮겨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액셀을 밟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위기에서 벗어날 대책은 뭘까.

    [박성지/대전보건대 경찰과학수사학과 교수 : (차가) 훅 나가면 (내가) 잘못 밟았을 수도 있다. 잘못 밟았나라는 생각만 해도, 한 1초 정도만. 바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얘기거든요. (지금은) 이게 급발진이니까 난 죽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막 달려 나간다는 얘기죠.]

    무턱대고 급발진을 확신하기 전에 내가 페달을 잘못 밟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잘못 밟은 페달에서 발을 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이런 사고를 막을 대안으로 거론되면서, 사람의 실수를 기계가 막을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실제 효과가 있는지 이 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심가은 기자가 직접 운전해봤습니다.

    [심가은 기자]

    사고는 순간이었습니다.

    [부천시장 돌진사고 목격자 : 너무 빨리 달려왔기 때문에 저희도 이게 차인지도 몰랐고…]

    [부평 돌진사고 목격자 : 쿵 소리가 나서 나갔는데 차에 사람이 깔려 있어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있었다면 막을 수 있던 사고들입니다.

    오조작 방지장치가 설치된 차량을 취재진이 직접 타봤습니다.

    서행하다 갑자기 가속페달을 밟자 "삐-" 경고음과 함께 분당 회전수가 뚝 떨어집니다.

    [바로 튀어 나가야 할 것 같은데 튀어 나가지 않고…]

    정상주행 중인 차량과 비교해보니 오히려 속도가 느려집니다.

    후진기어를 놓고 가속페달을 밟아봐도, 잠시 덜컹할뿐 속도가 높아지지 않았고, 경사로나 좁은 길처럼 페달을 자주 바꿔밟아야 하는 곳에서도 차가 급가속하지 않게 도와줍니다.

    2029년부터 생산되는 모든 승용차에는 이 장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2028년부터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이미 현재 신차 10대 중 9대에 이 장치를 설치해 판매중입니다.

    신차가 아닌 기존 차량에 설치하는 방지장치도 있지만 의무는 아닙니다.

    차량마다 성능이 제각각인 만큼, 하나의 안전장치가 모두와 조화를 이룰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오르막길 같은 데는 액셀을 세게 밟아야 올라가는 차들이 있어요. 고속도로 차선에서 갑자기 차선을 확 들어가야 할 때가 있잖아요. 근데 액셀을 밟았는데 이게 안 나갔다. 또 다른 2차 사고가 날 수 있거든요.]

    다만, 시범적으로 고령 운전자 141명의 차량에 달아보니 3개월간 페달 오조작이 의심되는 경우가 71번 발생했는데, 단 한번도 돌진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방지 장치 때문에 2차 사고가 난 경우도 없었습니다.

    지난해 120번의 페달 오조작 사고가 났습니다.

    순간의 착각은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수를 참사로 만들지 않을 안전장치 도입이 시급해보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식 김진광 영상편집 김지훈 영상디자인 최석헌 봉아연 영상자막 장재영 조민서]

    배양진 기자, 심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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