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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퇴직연금 ‘투자 고수’들이 최근 1년 동안 평균 38.8%의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퇴직연금 자산의 80%를 펀드와 채권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집중적으로 배분했고, 조선·방산·원자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가장 많이 담았다.
금융감독원은 25일 높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올린 가입자들의 자산 구성 특징을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올해 6월 말 기준 3년 이상 계좌를 유지하고 적립금 1천만원 이상을 보유한 확정기여(DC)형 가입자를 우선 선별한 뒤, 이를 5개 연령대로 구분하고 연령대별 수익률 상위 100명씩 총 1500명의 자산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들 1500명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8.8%에 달했고, 최근 3년 연평균 수익률은 16.1%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확정기여형 가입자 평균 수익률(1년 4.2%, 3년 4.6%)과 비교해 3.5∼9.2배에 달하는 높은 성과다. 연령대별로는 40대와 50대의 최근 1년 수익률이 각각 50.8%, 49.6%로 가장 높았으며, 30대도 44.7%를 기록했다. 60대 이상은 24.9%, 30대 미만은 13.5%였다. 3년 평균 수익률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퇴직연금 고수들의 자산 구성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펀드·채권 등 실적배당 상품이었다. 전체 연령대에서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평균 79.5%에 달했고, 원리금 보장형 상품 비중은 20.5%에 그쳤다. 예·적금 등에 묶어두지 않고 대기성 자금을 8.6% 유지한 점도 특징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 규모의 현금을 상시 보유한 전략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
투자 상품별로는, 연 140.5%의 수익률을 올린 조선 이티에프(ETF) 상품에 가장 많은 적립금이 몰렸다. 투자자 수 기준으로는 방산 이티에프 상품이 1위를 차지했으며 연 173.1%의 수익을 냈다. 43.6% 수익률을 낸 원자력 이티에프는 적립금·가입자 수에서 모두 3위를 차지해, ‘조·방·원’으로 불리는 산업 테마형 이티에프가 퇴직연금 고수들의 핵심 투자처였다. 금감원은 “2025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주식시장에서 부각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이라는 전망을 고수들이 반영한 결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령대별 투자 성향은 뚜렷하게 갈렸다. 30대 미만은 미국 나스닥100·에스앤피(S&P)500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수형 이티에프를 주로 담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30대 이상부터는 조선·방산·원자력 등 특정 산업군 이티에프나 테슬라와 전기차 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테슬라 밸류체인 액티브 펀드’ 등 보다 공격적인 종목 중심의 투자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 지식이 충분하지 않거나 생업이 바쁜 가입자들이 퇴직연금 고수들처럼 공격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기는 어렵겠지만, 현재 80% 이상이 원리금 보장형에 머물러 있는 퇴직연금 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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