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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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4연속 동결이다. 추가 통화 완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통위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10·11월과 올해 2·5월 네 차례에 걸쳐 총 1.00%p를 낮춘 바있다. 그러나 7·8·10월에 이어 이달까지 금리를 동결했다. 하반기 동안은 2.50%를 그대로 유지한 셈이다.

금통위의 결정 배경엔 최근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요인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점이 작용한 것이 자리한다. 우선 경기부양용 통화정책 요구가 전보다 잦아든 면이 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2%로, 지난해 1분기(1.2%)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을 보였다.또 최근 한은 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 심리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기업 체감 경기도 비상계엄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도체 호황 덕택에 수출 증가세 둔화가 지연되고 있으며,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도 줄어들었다. 이날 한은은 이런 환경 변화를 반영해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0%로, 1.6%에서 1.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연내에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도 금통위의 선제적 인하를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이례적인 한미 금리 역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양국 금리 격차까지 더 확대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가 우려돼서다.

원화값은 지난 24일 종가 기준 1477.1원까지 떨어져 올해 4월 9일(1484.1원) 이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값을 보였다.

집값 상승 우려가 높은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6·27 대책을 시작으로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고강도 부동산 정책을 내놨지만, 1년 뒤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소비자 기대가 여전히 장기 평균을 웃돌고 있다.

관건은 4연속 금리 동결에서 더 나아가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까지 선언하느냐의 여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외신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방향 전환 여부까지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리 동결 이후 ‘방향 전환’까지 가능하다는 언급 때문에 국채 시장들이 격렬히 반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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