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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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란 사태에 대한 사과 등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자, 당내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먼저 반성하자’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27일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계엄 1년 시점에서 마땅히 당의 총의를 모아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지층을 결집해 12·3 내란 사태로 허물어진 당을 추스르는 게 우선’이라며 12·3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에 선을 긋고 있는 장동혁 대표 면전에서 이런 방침이 잘못된 것이라며 사과하자고 촉구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제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국민께 사과를 드렸지만, 다수 국민들은 여전히 계엄 문제에 대한 당의 입장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국민들의 의구심 또는 불신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입법전횡을 일삼고 사법부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의원총회 현장에선 김 의원에 동조해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낸 의원은 없었다.
장 대표도 김 의원의 이런 ‘호소’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 김민수 최고위원은 “사과하자는 분들, 이미 충분히 마음껏 하시지 않았느냐. 이번엔 무엇을 위한 사과냐”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 당 대표에게 무릎 꿇으라 외치지 마라. 당원을 대표하는 당대표를 무릎 꿇리는 것은 우리 지지자들의 무릎을 꿇리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하지만 물밑에선 ‘지도부가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라도 먼저 나서야 하지 않겠냐’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도부에서 사과와 성찰 메시지가 나가면 좋겠고 그게 안 되면 (뜻이 맞는)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계엄, (윤 전 대통령) 탄핵이 1년도 안 됐는데 충분히 사과할 만큼 사과했다는 건 (적절치 않다.) 사과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야지 사과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실제 이름을 올릴지와 무관하게 의원들 사이에서 사과·반성해야 하지 않느냐는 컨센서스가 상당히 있는 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감하는 의원들이) 과반은 훨씬 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송언석 원내대표는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비상 계엄 1년 메시지와 일정 등에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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