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2월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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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업적을 만들려고 했다”며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은 저와 이재명 대통령, 정진상 전 비서실장에게 있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 심리로 28일 열린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관련 부패방지권익위법(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 사건 결심공판에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과 판박이로 불리는 위례신도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공사 내부 비밀을 특정 사업자에게 유출하는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함께 기소된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의 주도로 만들어진 미래에셋증권컨소시엄은 2013년 11월 위례신도시 ‘A2-8블록’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는데,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등이 사업타당성 평가보고서와 공모지침서 내용 등을 미리 전달해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공사 내부 비밀 유출로 위례 사업에서 발생한 418억원의 시행사업 이익 중 민간사업자는 42억3천만원, 호반건설은 169억원에 달하는 배당이득을 챙긴 의혹도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소위 성공이란 걸 해보려고 이재명 당시 시장이 했던 일들을 잘 진행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것들이 이렇게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위례 사업 과정에서도 보시다시피 모든 행위가 이재명 시장, 저 그리고 정진상 보고체계로 이뤄졌다. 민간업자들은 대장동 사업을 넘어 저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업도 하면 좋겠다 생각돼서 끌어들인 거 같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에 있는 어떤 사람도 정말 선처해주면 감사하겠다. 모든 책임은 저와 이재명, 정진상에게 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어 “저는 어떻게든 이재명의 업적을 만들어보려고 했다. 이 범죄는 저와 이재명의 욕심에서 그리고 정진상의 욕심에서 이뤄진 일이다. 저는 어떤 처벌이라도 달게 받을 것”이라며 “지금 이재명은 어떤 재판도 받지 않는다. 재판부도 한축이 돼 용감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정 회계사에게 징역 2년씩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위례자산관리 대주주였던 정재창씨에게는 징역 2년6개월,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팀장이었던 주아무개씨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또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등 민간 업자들에게 부당이익 14억1062만원씩 추징을 명령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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