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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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며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금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80)이 건강 악화를 이유로 석방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9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전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석방 청구를 기각했다. 변호인단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쇠약하고 허약한 상태”라며 석방을 청구했지만 ICC 판사는 “부당함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ICC는 지난달에도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석방되면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증인을 협박할 수도 있다며 구금 상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변호인단은 다음달 건강검진 결과를 토대로 재차 석방을 청구할 계획이다.
변호인단은 필리핀이 2019년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에서 탈퇴해 ICC가 관할권이 없는데도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불법 체포·구금했다며 공소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필리핀 대법원은 2021년 ICC 로마 규정이 발효됐던 2011~2019년에 벌어진 범죄에 대해선 ICC 조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시장 시절부터 마약범죄 소탕 작전을 벌였고 2016년 대통령에 취임하자 전국적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경찰에 마약사범이 체포에 저항하거나 위협하면 총기를 발포하라고 명령했고, 마약상을 사살하면 포상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 과정에서 약 6200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지난 3월11일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체포됐다.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임하던 2013∼2016년 발생한 살인 19건,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2016∼2017년 마약조직 범죄자 살인 14건에 연루된 혐의 등으로 기소돼 구금된 상태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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