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주 방위군 총격 사건 현장에서 경찰이 경찰통제선을 풀고 있다. UPI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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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모든 외국인의 망명 심사를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수도 워싱턴에서 주방위군이 아프가니스탄인에게 총격당한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정부가 이민 문턱을 더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대통령의 이민 제한 권한을 명시한 이민·국적법 제212조 f항 전문을 올렸다. 이 조항에는 ‘대통령은 특정 부류의 외국인이 미국에 입국하는 것이 국익에 해롭다고 판단할 때 포고문을 통해 이들의 입국을 중단시키거나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게시글은 최근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과 국무부의 이민 정책을 부연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지프 에들로 이민국장은 이날 엑스에서 “모든 외국인이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심사받고 검증받는다는 것을 우리가 보장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망명 결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무부는 이날 특별이민비자(SIV)를 포함해 아프간 국적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SIV는 아프간, 이라크 등에서 미국에 협력하다가 신변 안전에 위협을 받게 된 현지인들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트럼프 정부가 이민법 집행의 고삐를 죄는 이유는 지난 26일 워싱턴 주방위군 2명에게 총격을 가한 아프간 출신 용의자 라마눌라 라칸왈이 2021년 9월 미 협력 아프간인 수송 작전인 ‘동맹 환영 작전’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총격 사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라칸왈이 조 바이든 정부 때 미국에 입국했다면서 “바이든 정권 때 아프간에서 입국한 모든 외국인을 재점검해야만 한다” “우리 나라에 득이 되지 않는 사람을 추방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이민국은 아프간 국적자들과 관련한 모든 이민 심사 절차를 무기한 중단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모든 제3세계 국가로부터의 이주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제3세계 국가는 국무부가 지난 6월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거나 부분 제한한 19개 국가다. 이란, 예멘, 아프간, 미얀마, 수단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 정부의 이번 조치로 아프간 전쟁 때 미국에 협력했던 아프간인들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모든 법적 통로가 막혔다. 아프간인의 미국 정착을 지원하는 단체 ‘아프간이백’의 숀 밴다이버 회장은 성명을 내고 “개인의 고립적이면서 폭력적인 행위가 공동체를 악마화하거나 깎아내리는 구실로 사용돼선 안 된다”며 “행정부는 오랫동안 계획했던 (이민) 정책의 명분으로 한 명의 폭력적인 개인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격 용의자 라칸왈은 웨스트버지니아 주방위군 소속인 세라 벡스트롬을 살해하고 앤드루 울프에게 중상을 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아프간 전쟁 중 아프간 육군에 복무하며 미 중앙정보국(CIA)에 협력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SIV를 먼저 신청했다가 대기가 길어지자 지난해 망명을 별도로 신청했고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망명 승인을 받았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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