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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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거대 공룡이 된 점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외환당국이 고환율의 주범으로 서학개미와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를 지목한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과거 국민연금 기금위원이기도 한 그는 “원화 약세로 급여가 디스카운트되는 측면이 있다는데 분노해야 하는데, 국민연금이 결과적으로 이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금융사 외환 익스포저 관련 건전성을 챙겨보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는 그렇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금감원장은 “환헤지 여부는 국민연금공단이 정할 사안이지만 국민연금이 공룡화 된 건 사실이다. 환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외 투자 확대는 그 뒤의 문제다. (국민연금이) 환을 결정하는 주류가 돼 버린 문제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환이 이렇게 문제가 되면 자산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고, 연금이 이에 영향을 미치는 걸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층의 해외 투자가 유행처럼 번지는 게 우려스럽다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과 관련해 “총재 (발언에) 뭐라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이는 청년에 대한 이슈가 아니다. 서학개미 인구 분포는 골고루 퍼져있어 오히려 청년 사이즈는 작고 40~50대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저도 해외주식 비중이 1% 정도”라며 “누구 비난하고 이럴 건 아니”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이달부터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 적정성을 점검하기로 한 방침과 관련해선 “해외주식 투자와 관련해 규제하겠단 건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최근 은행권 ‘대출절벽’이 본격화할 가능성에는 “대출 관련 충격이나 대출절벽이 발생할 정도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 우려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위와 긴밀히 공조해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시중은행 상당수가 현재 대출 한도 가이드라인을 조금 넘어선 부분이 확인되고, 그 중 몇곳은 연말까지 한도 목표를 초과할 상황으로 안다”면서도 “그런 부분을 빼고는 내년에도 그렇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혁에 관한 의지도 천명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사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공공성이 요구되는 조직임에도 이사회가 균형 있게 구성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회장의) 연임 욕구가 과도하게 작동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버넌스 건전성이 염려되는 걸 말씀드리는 건 특정 회사 경영 개입 뜻이 전혀 아니다”라며, 지배구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사회적으로 금융지주 거버넌스를 감시·견제할 장치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실손보험 개혁과 관련해선 “불필요한 과잉 비급여가 양산되는 구조의 보험상품은 설계단계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업비트 해킹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성격 아냐”

그는 특히, 지난주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대규모 해킹 사고를 중대한 사고로 보고 있다며 향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2단계에서 중요한 논의점이 될 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라며 “가상자산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부분인 안전성에 관한 신뢰 위험을 발생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홈플러스 사태 관련 MBK파트너스자산운용에 직무정지를 포함한 제재안을 사전통보한 것과 관련해선 “12월 중 제재심이 진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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