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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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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은 질병” 선언한 WHO…위고비·마운자로 ‘공식 치료제’ 인정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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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고비·마운자로 등 관련약
    전세계 공식 치료지침 발표


    매일경제

    비만 치료제 위고비.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와 관련된 공식 치료지침을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WHO가 GLP-1 관련 치료지침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가 모두 이 계열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GLP-1이 단순히 새로운 약물로서 효능을 인정받는 차원을 넘어 전 인류의 보편적 치료법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WHO는 이날 세계적 의학 학술지인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성인 비만 치료 GLP-1 요법에 관한 지침을 발표했다. 전 세계 보건당국들은 WHO 지침을 기준으로 삼아 보건의료 정책을 펼친다.

    발표와 동시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성인 비만 치료에 GLP-1 요법을 적용할 것을 공식적으로 권고했다. 최형진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사이언스미디어센터에 “GLP-1이 전 인류의 보편적 치료로 권고됐다”며 “JAMA를 통해 발표한 점을 감안할 때 비만과 대사질환 치료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침에 따르면 비만 판정을 받은 성인에게는 체중 관리를 위해 GLP-1 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2022년 기준 18세 이상 전 세계 비만 인구는 8억9000만명이 넘는다. 세계인 8명 중 1명이 비만을 앓고 있는 셈인데, 과체중까지 포함하면 43%가 정상 체중에서 벗어난 상태다.

    특히 이번 지침에서 GLP-1 요법을 ‘장기간’ 사용해도 된다고 명시한 점이 눈에 띈다. WHO는 이미 임상적으로 이를 증명했으며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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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원 연세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는 사이언스미디어센터에 “(이번 지침은) WHO가 본격적으로 비만을 단순한 생활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적극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사실상 인정하고, 구체적인 치료 지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국제 보건의료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앞서 WHO는 지난 9월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4종의 신약을 ‘필수의약품 목록(EML)’에 추가한 바 있다. WHO는 고가 약물인 GLP-1의 경우 저소득 국가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특허 만료 시점인 내년부터 제네릭 생산을 장려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GLP-1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534억6000만달러(약 79조원)다. 해당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17.46%의 성장률을 보이며 1567억1000만달러(약 23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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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GLP-1

    우리 몸 속에서 생성되는 혈당 조절 호르몬이다. 소장에서 분비되며 식욕을 조절하는 뇌 수용체와 소화를 느리게 하는 내장 수용체에 영향을 미친다. 쉽게 말해 뇌에는 식사를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고, 내장에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도록 하는 신호를 준다. 비만치료제로 유명한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나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등이 이 물질을 근간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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