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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세일즈포스, AI 에이전트 실적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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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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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세일즈포스가 반대의 성과를 내며 기업 현장의 AI 도입 온도차를 드러냈다. 범용 AI 에이전트를 판매하는 MS는 기업의 AI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 매출 목표를 낮췄지만, 버티컬 AI 에이전트를 내세운 세일즈포스는 제품군의 고성장에 힘입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초기 AI 에이전트 시장에서 기업들이 수익과 연결되고 리스크 부담이 작은 '실용주의' 선택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더 인포메이션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MS는 AI 에이전트 개발을 지원하는 애저 플랫폼 '파운드리'의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50% 늘리려 했지만, 이를 달성한 영업사원은 5명 중 1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MS는 내부적으로 올해 회계연도 들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AI 제품군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25∼50%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시스템을 대폭 손봐야 하는 '구축 부담'이 고객사의 도입 속도를 크게 늦추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에는 범용형 에이전트가 되레 초기 장벽이 된 셈이다. 애저 파운드리는 MS가 기업용 AI 에이전트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반면 세일즈포스는 같은 기간 반대되는 실적을 내놨다. 이날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서 주당 순이익이 3.25달러로 시장 예상치(2.86달러)를 크게 웃돌았을 뿐만 아니라 내년 1월 분기 매출 전망도 111억~112억3000만달러로 시장 예상(109억달러대)을 상회했다. 성장세 중심에는 AI 에이전트 '에이전트포스'가 있다. 에이전트포스의 연간 반복 매출은 전년보다 330% 증가해 5억달러를 돌파했다.

    세일즈포스의 경쟁력은 기존 고객관계관리(CRM) 플랫폼 위에서 버튼만 누르면 곧바로 AI 기능이 작동하는 '완제품형' 구조에서 나온다. 추가 통합이나 별도 학습 과정이 필요 없어 기업 현장에서 도입 속도가 빠르다.

    양사의 실적 대비는 AI 에이전트 시장이 범용형보다 특정 산업과 업무에 최적화된 버티컬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범용 AI는 여러 부서에 적용할 수 있지만 데이터 통합, 보안 검증, 의사결정 구조 학습 등 복잡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반면 세일즈포스의 버티컬 AI는 영업과 상담 같은 특정 업무에 특화돼 있어 투입 즉시 활용이 가능하다. 초기 AI 시장에서 기업들이 장기적 비전보다 즉각적인 투자대비효과(ROI)를 중시하는 만큼 세일즈포스 접근법이 부담이 작다는 분석이다.

    현재 기업들이 AI 에이전트에 느끼는 신뢰도의 차이도 작용했다. 세일즈포스의 에이전트는 이메일 작성과 상담 요약 등 오류 발생 시 관리가 가능한 반면 MS 파운드리가 겨냥한 전사적 자원관리(ERP), 재무 보고, 공급망 운영 등은 숫자 하나만 틀려도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생성형 AI의 특성상 '환각'이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뢰성과 기능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100% 정확성이 요구되는 업무에 투입하기 어렵다는 시장 인식을 보여준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스스로 판단하는 '관리자형' 에이전트보다 명확한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인턴형' 에이전트가 당분간 더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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