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출근 중인 시민들. 장종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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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눈발 보면서 출근 때 장난 아니겠다 싶었는데, 눈이 계속 안 내려서 다행이에요.”
5일 아침, 전날 서울 지역의 올해 첫눈으로 퇴근길에 애를 먹었던 시민들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에 나섰다. 전날 서울 전역에 쏟아졌던 눈이 2시간 만에 그치고 밤사이 제설작업으로 통제됐던 도로 이용이 풀리면서, 다행히 출근길에는 큰 혼란이 벌어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영하 5도를 밑도는 강추위 속에 롱패딩·목도리·장갑 등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했다. 서울 강서구 발산역 인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안아무개씨는 “원래 8시 오픈인데 혹시 몰라 20분 빨리 집에서 나왔다. 집에서 버스로 두 정거장 거리”라며 “크게 막히지는 않았고, 버스가 속도를 줄이는 느낌도 없었다”고 했다. 전날 통제됐던 도로는 밤사이 제설작업으로 이날 새벽 4시53분께 교통통제가 모두 해제됐다. 서울시는 이날 출근 시간대 지하철 운행을 20회 늘리고, 버스 출근길 배차 시간을 30분 연장했다.
서울 송파구 지하철 문정역에서 출근 중인 시민들. 정봉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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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퇴근 대란’의 여파로 버스가 아닌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들이 많았다. 서울 송파구 잠실로 출근 중이던 직장인 김민형(35)씨는 “가끔 버스를 타는데 오늘은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지하철을 탔다. 자차로 출근하는 친구들도 오늘은 지하철 탄다고 한다”며 “평소대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출·퇴근길 이용자가 몰리는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도 평소 출근길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버스 배차 간격도 평소 수준을 유지했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구건민씨는 “친구들과 서울에 놀러 왔는데 어젯밤 서울 교통 체증을 처음 경험했다”며 “아침에는 생각보다 차가 안 밀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출근길에 결빙 구간을 지나던 버스가 사고를 낸 장면을 목격한 시민도 있었다. 서울 송파구에서 건물 청소 일을 하는 박아무개(54)씨는 “오금역 쪽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앞에 있던 버스가 미끄러져서 사고가 났다. 버스가 구조물을 박아서 남자 두세명이 내려 버스를 밀어주고 있었다”며 “저는 딱히 사고는 없이 무사히 출근했다”고 말했다.
도로는 대체로 제설 작업이 완료돼 있었지만 거리에는 길이 얼어붙어 미끄러운 구간이 적지 않았다. 시민들은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디며 출근길을 재촉했다. 강서구 마곡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남아무개(43)씨는 “어제도 밤에 눈 내리는 것 보면서 출근길을 걱정했는데 늦지는 않았다”며 “그래도 계단이나 골목길 쪽은 도로가 미끄러운 것 같아 집에 계신 어머니한테도 외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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