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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죽이는 것보다, 해체가 어렵다"...일본, 반년 만에 곰 5900마리 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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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일본에서 곰 출몰이 급증하면서 사살·회수된 개체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과 기사 내용은 관련이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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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급증하는 '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곰 출몰이 급증하면서 사살·회수된 개체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5일(현지 시간) NHK 등에 따르면 일본 환경성은 올해 4~9월 전국 35개 현에서 사살된 곰이 5983마리로 집계돼 지난해 1년 전체(5136마리)를 이미 넘어섰다고 밝혔다. 환경성은 먹이 부족과 개체 수 증가로 '곰의 인간 생활권 침범'이 잦아지면서 사살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사살된 곰은 대부분 식용이 아닌 일반 쓰레기로 소각 처리된다. 일부 지역에서만 '지비에(야생동물 식용)'로 소량 활용되지만,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선 엽사(전문 사냥꾼)가 직접 사체를 해체한 뒤 처리하는 방식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곰 한 마리를 해체하는 데 2~3시간이 걸리는 데다, 해체 기술을 가진 인력이 고령화·부족 문제를 겪고 있어 현장에서 처리 속도가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곰 출몰이 특히 잦은 아키타시에서는 올해 4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204마리가 사살됐다. 현지 엽사들은 해체 작업이 "사살보다 더 큰 부담"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홋카이도 남부의 마쓰마에·후쿠시마 지역에서도 엽우회 13명 중 해체 기술을 보유한 인원은 3명뿐이다. 고령 엽사가 반복적인 작업에 지쳐 처리 작업이 중단될 뻔한 사례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사체 처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생물을 활용해 사체를 분해하는 장치를 도입하고 있다. 이 장치는 곰 사체를 통째로 넣으면 5일 내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홋카이도 후쿠시마초는 지난해 약 1억 엔(한화 약 9억5000만원)을 들여 이 장치를 설치했고 올해 4~10월 약 23톤의 사체를 감용 처리했다.

    일본 정부는 급증하는 곰 출몰과 구제 건수를 고려해 지자체 부담 완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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