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7일 울산시가 태화강에 시범 운항한 폰툰보트. 울산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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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태화강에 관광·출퇴근용 배를 도입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는 ‘울산판 한강버스’ 사업을 두고 시민단체가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울산시민연대는 5일 성명서를 내어 “울산시의 사업 계획을 보면 한강 수상버스가 안전문제와 대중교통 수단으로 실패를 겪은 것이 떠오른다”며 “타당성·환경성·재정성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울산 대중교통 정책은 시내버스 노선 개편에 따른 시민 불편, 전국 최하위 수준의 저상버스 보급률, 트램 운영의 민간위탁 추진 등 수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성과가 불확실한 새로운 교통수단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울산시는 배 제작·구입비와 시설비 등으로 약 48억원, 별도로 해마다 운영비 약 2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대해 울산시민연대는 “전액 시비를 투입하고, 해마다 막대한 운영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사업인데도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울산시의 미래 살림살이에 심각한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라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명분으로 토목·개발사업이 무분별하게 확장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태화강의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울산시민연대는 “사업을 추진하려면 태화강의 대규모 준설이 필요한데, 이 때문에 최근 사라진 태화강 바지락을 영원히 복원하지 못할 위험성도 검토해야 한다”며 “생태복원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국제정원박람회가 정작 태화강의 생태적 상징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태화강은 실험적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울산의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할 생태적 자산”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상범 울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도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2028년 계획된 국제정원박람회만 바라보고 추진하는 사업이 꼭 필요한 것인지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사업이 필요하다고 해도 태화강에 사는 어패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준설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태화강국가정원에서 명촌교 주변까지 약 5㎞ 구간에 12~20인승 배 15대가량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 예산으로 사업 설계용역비 7천만원과 태화강 준설 등 정비 10억원을 편성해 울산시의회에 제출했다. 예산은 오는 17일 본회의 최종 의결을 앞두고 있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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