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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3000리호 자전거에서 전기차까지 …'6400만대 판매'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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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의 80년은 '이동' 방식을 바꿔온 대서사시다. 자전거로 출발해 오토바이와 삼륜차, 네 바퀴 승용차를 생산하더니 현재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기아는 1944년 '경성정공'으로 시작했다. 김철호 창업주는 "자주 국가를 세우는 기계공업을 발달시켜 공업화를 실천하겠다"고 창립 연설에서 밝혔다. 1952년엔 '아시아에서 일어난다'는 뜻을 담은 '기아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같은 해 최초의 국산 자전거 '3000(삼천)리호'를 선보였다.

    이후 1962년엔 최초의 국산 오토바이, 최초의 국산 삼륜차인 '기아마스타 K-360'을 잇달아 출시했다. 기아가 1973년 세운 소하리공장 역시 국내 최초의 종합 자동차 공장으로, 기아의 역사가 곧 한국 자동차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기아는 끊임없이 도전해왔지만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자전거 산업 적자로 인해 1960년 첫 부도를 맞았고 은행관리를 받기도 했다. 1997년엔 IMF 위기로 '부도 유예'를 맞으며 두 번째 존립 위기를 맞았다. 이를 계기로 1998년 12월 현대자동차그룹에 합류하며 새출발을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매달 한 번씩 기아 공장을 직접 찾아 자동차 제조 공정을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챙겼다. 유용종 전 기아 품질본부장(부사장)은 기아 80주년 헤리티지 영상에서 "회장님이 직접 주행테스트 차를 엄청 세게 몰고는 개선점을 알려줬다. 그 덕분에 4~5년 걸릴 것을 1년 안에 품질을 개선했다"고 회상했다.

    2000년대 이후 기아는 글로벌 무대에 본격 진출했다. 2000년 2월 현대차 인수 1년 만에 흑자 전환하며 1998년 시작된 법정관리를 22개월 만에 끝내고 기아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2004년 정의선 부사장이 기아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며 디자인 혁신과 글로벌 시장 확보에 나선다.

    2020년 들어 기아는 '자동차 제조사'라는 틀을 벗어나 전동화와 모빌리티 전환을 앞당기기 시작했다. 기존 '기아자동차'에서 현재 '기아'라는 사명은 2021년 정해졌다. 사명 변경과 함께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위주의 사업구조 재편에도 속도를 올렸다.

    1999년 7조9310억원이었던 기아 매출은 지난해 창립 이래 사상 처음 연간 매출 100조원(107조4490억원)을 넘어서며 1254.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88억원에서 12조6617억원으로, 2만5832% 늘어났다.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창립 이후 6368만대로 현대차 인수 이후인 2000년(819만대)에 비해 8배 급증했다. 이는 기아 K5를 일렬로 늘어놨을 때 경부고속도로(416㎞)를 350번 왕복할 수 있고, 지구 둘레(4만㎞)를 7.2바퀴 돌 수 있는 규모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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