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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1인 1표제’ 부결에 정청래 “투표율 저조해서… 당원 믿고 다시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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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당대표 핵심 공약이었던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를 위한 당헌 개정안이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된 데 대해 “당원들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잠시 당원주권 정당의 걸음을 멈추지만 오직 당원만을 믿고 앞으로 전진하겠다”며 ‘1인 1표제’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강하게 밀어붙였던 핵심 공약 실현이 좌초되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조선비즈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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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중앙위 투표에서 당헌 개정안 1호, 2호 안건이 모두 부결되자 지도부 내부 논의를 거친 후 약식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정 대표는 “오늘 중앙위에서 당헌 개정안 1호, 2호가 모두 부결됐다. 당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했다. 이어 “전당대회 때 약속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중앙위에서 부결돼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그는 “찬성률은 70%로 비교적 높았으나 의결 정족수(재적 과반수 이상)가 부족해 부결된 점에 대해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을 향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인 1표 당헌 개정안은 지금 즉시 재부의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이재명 정부의 국민 주권 시대에 걸맞는 당원 주권 시대에 대한 열망은 여기서 멈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지금 당장 당원주권정당의 1인 1표의 꿈은 잠시 걸음을 멈추지만 궁극적으로 민주당은 당원주권정당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당원들이 그 길로 가라고 앞으로 계속 명령할 것”이라면서 “오직 당심, 오직 당원만을 믿고 앞으로 전진하겠다”고 했다.

    지난 8월 당대표 취임 후 4개월 만에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였지만 정 대표는 모두발언을 마치고 질의응답이 시작되기 전에 자리를 떠났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당 중앙위원을 대상으로 한 투표를 실시해 1인 1표제, 지방선거 공천 룰 변경에 대한 당헌 개정안 2건을 상정했다. 무난하게 의결될 것이란 전망과 달리 두 안건 모두 부결됐다. 70% 넘는 찬성률을 기록했지만 재적 과반을 넘지 못한 탓이다.

    당헌 개정안이 부결된 것을 두고 정 대표는 ‘투표율 저조’를 원인으로 꼽았다. 정 대표는 “투표율 저조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해석된다”고 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근본적으로는 당내에서 제기됐던 우려가 완벽하게 해소되지 못했던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에 투표가 이중 인증제로 바뀌었었는데 기술적인 문제와 시간적인 요인 등 복합적인 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진단했다.

    이번 투표 결과는 정 대표에 대한 당내 의원들과 시도당위원장 등 중앙위원들의 불신임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대의원 표에 부여된 가중치를 없애고 권리당원 표의 가치와 동등하게 하는 1인 표제는 정 대표가 8·2 전당대회 때 공약한 것이다.

    하지만 정 대표 측은 이같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조 사무총장은 “그렇게 해석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중앙위 부결 사례도 적지 않게 있다. 그렇게 바로 연결시키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에 함께 부결된 지선 공천 룰 관련 당헌 개정안은 조속히 수정안을 마련해 중앙위에 다시 부의할 예정이다. 관련 당헌 개정이 늦어질 경우 지선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지역위원장들이 꺼라하는 조항도 있는 것 같아서 이런 부분은 완화시켜서 수정안으로 빠른 시간 안에 중앙위 의결에 부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말 지방선거기획단을 열어 쟁점 사안을 정리하고 8일 최고위원회의, 9일 당무위원회를 거쳐 중앙위에 재상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1인 1표제’ 당헌 개정 추진 시점은 추후 논의를 더 거치겠다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시기나 절차는 차분하게 논의하겠다”고 했다.

    박숙현 기자(cosmo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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