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최악의 불황 속 첫 출범 대중문화예술위에 기대 걸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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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조은별기자] ‘케데헌’은 날았고 로제는 K팝 최초로 그래미 ‘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K뮤지컬 최초 토니상 6관왕에 오르며 문화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세계에 드높였다.
그러나 자랑스러운 K콘텐츠 성과 뒤에는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 심화현상이 도사리고 있었다. 더불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드라마 산업과 영화계 불황이 깊어지면서 위기감이 한층 뚜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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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의 진화…‘케데헌’·로제 ‘아파트’· ‘어쩌면 해피엔딩’
K팝 문화가 반영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작품에 등극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캐나다 교포 매기 강 감독이 연출한 ‘케데헌’은 가상의 3인조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령을 물리치고 노래로 세상을 보호한다는 얘기를 담았다. K팝, K무속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담아내며 '오징어게임' 시즌1을 꺾고 넷플릭스 역대 영화 흥행 1위는 물론 넷플릭스 전 콘텐츠 역대 시청 순위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케데헌’의 인기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급증하고 세계적으로 한국 음식 선호도가 높아졌다. 개관 80주년을 맞은 국립중앙박물관은 ‘케데헌’ 열풍에 힘입어 문화상품 ‘뮷즈’가 품귀현상을 빚었고 올해 사상 처음으로 관람객 6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10월 한국관광통계’ 발표 자료에 따르면, 1~10월 방한 외국인은 1,582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방한객 1,637만명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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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극본상·음악상(작사·작곡상)·무대디자인상·연출상·남우주연상·작품상을 수상했다. 작가 박천휴는 극본상·음악상을 받으며 한국인 최초로 토니상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으로 K콘텐츠는 아카데미상 (영화 ‘기생충’)과 에미상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 이은 미국 4대 시상식 중 3개 부문을 석권했다.
단 하나 남은 그래미어워즈에 대한 기대는 블랙핑크 출신 로제에게 달렸다.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는 내년 그래미 어워즈 제너럴 필즈(본상 부문)인 '송 오브 더 이어'(올해의 노래)·'레코드 오브 더 이어'(올해의 레코드) 등 총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미 어워즈의 본상부문에 해당하는 제너럴 필즈 부문에 케이팝이 후보에 오른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아파트’는 중독성 강한 후크와 경쾌한 후렴구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로제와 더불어 ‘케데헌’의 OST ‘골든’ 역시 '송 오브 더 이어'등 총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기대를 더하고 있다.
‘골든’은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 이재가 작곡에 참여하고 직접 가창한 곡이다. 이 외에도 ‘어쩌면 해피엔딩’도 그래미어워즈의 '베스트 뮤지컬 시어터 앨범' 후보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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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지난 10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에 박진영 JYP 대표 프로듀서가 초대 공동위원장(장관급)에 임명돼 화제를 모았다. 문화계에서는 박 위원장의 임명으로 K컬처를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해외 교류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봤다.
◆1000만 영화 사라진 영화계, 가요계도 빈익빈부익부 심화
반면 영화계와 드라마 업계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특히 1000만 영화가 실종된 영화계는 장기 보릿고개가 예고된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상업영화 개봉작 수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 경색으로 제작 편수가 급감했고 창고영화도 소진됐다. 극장에 걸 개봉작 감소는 자연스럽게 관객 감소로 이어졌다.
영화진흥위원회 결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관객 수는 4,250만 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2.5% 감소했다.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상업영화 개봉작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45편이었으나 지난해 37편, 올해는 25편으로 줄었다. OTT와 경쟁, 출연료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황에 따른 제작투자 감소 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극장산업침체로 이른바 영화계 빅4로 꼽히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이 지난 5월 ‘합병빅딜’을 맺기도 했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시네마(영화관)·롯데엔터테인먼트(투자배급사)·샤롯데씨어터(극장)를, 메가박스중앙은 메가박스(영화관)·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투자배급사)·플레이타임중앙(실내 키즈 테마파크)이 주요사업이다.
이와 더불어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 퇴직자는 월 기본급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을 퇴직 위로금으로 받는다. 최대 15개월 치까지 받을 수 있다.
불황은 영화계 뿐만 아니다. 방송가 역시 OTT 영향으로 제작편수가 감소하고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선보인 K콘텐츠 ‘폭싹 속았수다’, ‘중증외상센터’ 등이 큰 인기를 얻은데 반해 지상파 방송사인 KBS는 ‘트웰브’, ‘운수좋은 날’의 흥행 실패로 각각 18억원, 88억원 등 총 100억 손해를 봤다. MBC 역시 이렇다 할 흥행작이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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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tvN ‘폭군의 셰프’, SBS ‘모범택시’ JTBC ‘서울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등 케이블 채널 및 종합편성채널 일부 IP는 선전했다.
상대적으로 가요계는 영화계와 방송가에 비해 안정적이지만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소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대표 음반 차트인 써클차트를 운영하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1∼400위 기준 음반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 SM, JYP, YG '빅 4' 기획사 점유율은 54.78%로 절반을 넘겼다.
음반 및 음원 이용도 감소 추세다. 써클차트 1~400위 기준 중 실물음반판매량은 약 4248만 장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0% 감소했고 음원 이용량 역시 6.4% 줄어들었다.
중소기획사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연습생 투자비용 상승, 음반 제작비 상승으로 고통받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위클리, 퍼플키스 등 중소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들이 활동종료를 발표했고 ‘중소의 기적’으로 꼽히는 걸그룹 하이키는 이례적으로 데뷔 3년 만에 초이크리에이티브랩으로 소속사를 옮겼다. 이외에도 ‘경력직 아이돌’의 오디션 도전이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대기업이라고 마냥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이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악재가 발생했고 설상가상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장관급을 배출한 JYP엔터테인먼트는 3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다만 내년 BTS, 블랙핑크 등 대형 IP의 활동이 예정돼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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